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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앞둔 헌재 압박 위한 여론전
“운동권식 투쟁 방식 되풀이” 지적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1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등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진숙, 박홍배, 김문수 의원.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나가 12년 만의 ‘천막 정치’에 돌입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자 총력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과 삭발 투쟁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 석방이 불을 댕긴 모양새인데, 과거 운동권식 투쟁 방식을 되풀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11일부터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저녁 도심집회 뒤에는 천막 의원총회 및 의원들의 릴레이 규탄 발언도 있었다.

민주당이 거리 투쟁에 나선 것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소를 압박하기 위한 여론전 성격이 짙다. 민주당 내부에선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여파가 헌재 탄핵심판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헌재 판결을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며 “국민 의지를 결집하고 윤 대통령 신속 파면을 촉구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 박수현·민형배·김준혁 민주당 의원과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광화문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 즉각 재구속,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윤 대통령 파면이 결정될 때까지 단식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박홍배·김문수·전진숙 의원은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삭발을 했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영웅’의 대표곡인 ‘장부가’가 흘러나왔다. 전 의원은 “제 머리카락으로 짚신을 지어 헌법재판관에게 보내겠다”며 헌재의 신속 결정을 촉구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등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각자 지역에서 1인 시위도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표는 12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경복궁 천막에서 ‘국난 극복을 위한 시국 간담회’를 연다. 12,13일 이틀간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도 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천막을 치고 거리에 나선 건 2013년 김한길 전 대표 시절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가정보원 개혁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 천막 당사를 설치했지만 오히려 당 지지율이 하락했고 결국 국회로 ‘빈손 복귀’한 경험이 있다.

당내에선 운동권 투쟁 방식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나열하는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탄핵심판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면서 민생 회복에 집중하는 게 맞는다”며 “이런 강경 행보는 지지율만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내란 상태 지속보다는 거리 정치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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