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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카톡 내역 확보…홍준표 쪽 “드릴 답변 없다”
명 “홍 시장, 내 조언 덕에 윤 대통령과 우호 관계”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갈무리(왼쪽), 한겨레 자료사진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홍준표 대구시장 쪽에 지속적으로 정치 조언을 해온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검찰이 이날 명씨를 불러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등 여권으로 수사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명태균 특검법’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심의를 미뤘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연락할 때 사용한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홍 시장의 아들 홍아무개씨와 명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아들 홍씨는 2023년 8월30일 명씨에게 “가르침 주신 대로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보다 3개월쯤 앞선 그해 5월14일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 발톱을 세울 일이 없을 것”이라며 “최전방 공격수를 하기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다. 이젠 진영논리를 떠나 좌우를 아우르고 화합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 무렵 홍 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대통령실에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발언했고, 이를 두고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다는 분석 기사가 나오자 공개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명씨 쪽은 홍 시장이 윤 대통령에게 우호적 메시지를 보낸 게 자신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홍 시장의 아들이 자신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홍씨는 2023년 4월19일엔 명씨에게 “창원산단 뒤늦게 축하드립니다”라며 “명 사장님이 만든 거 알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명씨는 경남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창원산단) 부지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창원시 공무원들이 명씨에게 ‘창원산단 현황’을 사전 보고했고, “대산면을 추가하라”는 명씨의 구체적인 제안이 창원산단 부지 선정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2023년 3월15일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국가사업 창원산단 계획을 발표했다. 홍 시장 쪽은 홍씨와 명씨 사이에 주고받은 대화와 관련해 “전혀 답변드릴 게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 단수공천 전후로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메시지도 확보해 김 전 의원 공천에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면밀히 분석 중이다. 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인사와 부적절한 접촉을 했다는 사유로 징계를 받은 박대범 광주고검 검사(당시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와 조해진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명씨에게 정치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을 향한 검찰 수사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날 구속 수감 중인 명씨를 창원지검으로 불러 추가 조사했다. 수사팀은 전날 조사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박찬구 정무특보의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 관련 수사가 여권으로 확대되는 상황이지만 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명태균 특검법’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최 권한대행은 명태균 특검법 처리 시한인 오는 15일까지 법안을 검토하고 그 이전에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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