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이재명(비명)계 대선 주자들에게 '원샷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 석방 변수로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탄핵 단일대오를 완성해 '내란 조기종식'을 완수하자는 제안이다. 체포동의안 가결을 둘러싼 비명계-검찰 결탁설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잡음 등으로 흔들렸던 통합 기조가 윤 대통령 석방 돌발 변수로 오히려 강화되는 모양새다.

11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12일 오후 2시 광화문 앞 농성장에서 '내란 조기종식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해식 비서실장, 김태선 수행실장 등 측근 라인을 통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등 당내 비명계 대권 주자들에게도 참석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는 앞서 당내 통합 행보 차원에서 이들 비명계 주자들과 단독 만남을 이어왔다.

이들은 간담회 후 공동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는 형식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 석방으로 지지층들의 분노가 커졌고, 심지어 '탄핵이 기각되는 것 아니냐'는 실체 없는 불안감까지 감돌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석방으로 최근 당내 불거진 계파 갈등 문제도 쏙 들어간 분위기다. 비명계 주자들은 최근 개헌과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오픈 프라이머리'를 고리로 이 대표를 압박해왔지만,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대선 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대표가 제기한 '비명-검찰' 결탁설 이슈도 덮인 상태다. 비명계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엄중한 시국에 개헌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인용될 때까지는 내란 종식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김정현 기자 ([email protected]) 우태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