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합뉴스


가수 휘성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국내의 약물 중독 병원과 재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배우 김새론이 숨진 뒤에도 유명인의 도덕적 흠결을 빌미로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는 한국 사회의 병폐를 꼬집은 바 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나종호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휘성의 노래를 참 좋아했다. 고인의 사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상황은 아니지만 약물 과복용은 제가 가장 관심을 갖는 연구 분야라 더 마음이 아프다. 중독 재활 시설에 더 많은 예산을 보장해야 한다고 몇 년째 줄기차게 외쳐왔는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나 교수는 11일 올린 다른 글에서 “중독의 끝은 죽음이 아니다. 약물과 알코올 중독은 물론 무서운 병이지만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저는 일상을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은 환자를 매일 만난다. 문제는 중독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과 재활 시설이 (한국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처벌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일상에 스며든 마약 문제를 막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휘성은 약물 문제에 오랜 기간 시달려왔다. 앞서 그는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2021년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20년 3, 4월에는 수면 유도 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맞고 서울 모처의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며 2018년 7월에는 졸피뎀 투약 혐의로 기소 유예를 받기도 했다.

휘성은 10일 오후 6시29분쯤 서울 광진구의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광진경찰서는 지금까지 외부 침입 흔적을 비롯한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유서의 존재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고인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휘성은 오는 15일 대구 엑스코에서 동료 가수 KCM과 합동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다.

앞서 나 교수는 김새론이 숨을 거둔 지 하루가 지난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잘못을 했다고 해서 재기의 기회도 없이 사람을 매장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닌 것 같다. 실수하거나 낙오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 게임’(넷플릭스 드라마) 같다.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잃어야 파괴적 수치심 부여를 멈출까”라고 썼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479 “의사 선생님 떠나신대요”…의료 취약지 주민 ‘발 동동’ 랭크뉴스 2025.03.11
42478 [영상] “세상 종말온 듯”…중국서 ‘황사’ 발원 랭크뉴스 2025.03.11
42477 尹 탄핵선고는 언제?…李 선거법 재판 맞물려 여야 엇갈린 셈법 랭크뉴스 2025.03.11
42476 "왜 웃으세요? 웃기셨어요?"‥'악재 터졌다' 불길한 보수 랭크뉴스 2025.03.11
42475 종근당건강 ‘다이소 건기식’ 판다…대웅제약은 “변동 사항 없다” 랭크뉴스 2025.03.11
42474 서학 개미, 증시 급락·양도세 이중고 날벼락…절세투자 방법은 랭크뉴스 2025.03.11
42473 국산만 사용해야하는데...백종원 된장, 수입산 원료 사용 논란 랭크뉴스 2025.03.11
42472 정부, 신혼·출산가구 전세임대 우대…6월부터 다자녀 가구 공항 우선출국 랭크뉴스 2025.03.11
42471 美, 알래스카 韓투자 압박…에너지장관 "대출 보증 서주겠다" 랭크뉴스 2025.03.11
42470 MZ식 데이트? 무인카페서 불 끄고 영상 시청한 커플... "손배 청구" 랭크뉴스 2025.03.11
42469 6년간 마약사범 수만명 사살…필리핀 정부,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 랭크뉴스 2025.03.11
42468 이준석, 공수처폐지법 발의‥"윤석열 석방도 공수처 무능이 만든 사법 참사" 랭크뉴스 2025.03.11
42467 3명 이상 다자녀 가구 공항 우선출국…출산가구 '든든전세' 우대 랭크뉴스 2025.03.11
42466 '민원 사주' 의혹 감사원 감사, 권익위 재조사...사면초가 류희림 랭크뉴스 2025.03.11
42465 국민연금 월 200만 원 수령 5만 명 육박···남성이 98% 차지 랭크뉴스 2025.03.11
42464 JTBC ‘최강야구’에 무슨 일이... JTBC 장시원 PD교체...“수십억 과다 청구” 랭크뉴스 2025.03.11
42463 명태균 '꿈 이야기' 뒤 尹부부 순방일정 바꿨다…대화 원본 공개 랭크뉴스 2025.03.11
42462 “코인 투자하는 입사 7년차 영업팀 김 과장을 조심하라” 횡령 분석해보니 랭크뉴스 2025.03.11
42461 제주 4·3 상징이 ‘공산당 배지’라고? 우원식 “황당하고 서글프다”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11
42460 '오폭' 조종사 소속 부대장들 보직해임…"중대한 직무 유기" 랭크뉴스 202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