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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컴즈, 서버 비용·인건비 등 감당 못해
‘부활 프로젝트’ 멈춰…데이터 복원도 난망
싸이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올해 하반기 정식 론칭을 예고했던 싸이월드의 ‘부활 프로젝트’가 현재 중단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170억건에 달하는 추억 속 사진들을 언제 다시 꺼내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1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싸이월드 사업권을 인수한 특수목적법인 ‘싸이커뮤니케이션즈(싸이컴즈)’는 지난 1월 초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서버 호스팅 업체에 비용을 내지 못해 현재 서버가 오프라인 상태이고, 직원들은 무급휴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과 외부 개발자들의 임금도 밀린 상태다. 일부는 노동청에 임금 체불 진정을 제기했거나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초 설립된 싸이컴즈는 기존 싸이월드 소유법인 싸이월드제트로부터 싸이월드 사업권과 자산을 인수했다. 같은해 11월 보도자료를 내고 2025년 중 서비스 재개 소식을 처음 알렸다. 싸이컴즈 대표는 게임 서비스 회사 투바이트를 이끄는 함영철 대표가 맡았다. 자산 양수도는 코스닥 상장사이자 소재부품 업체 소니드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그해 12월 싸이컴즈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 하반기 론칭을 포함한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실질적으로 사업권·자산 인수와 개발 자금을 댄 곳은 소니드였다. 소니드의 자금 지원이 끊기고, 싸이컴즈도 추가 펀딩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소니드 측은 싸이컴즈에 투입하는 자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 사업 방향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 대표는 지난해 싸이컴즈 설립 이후 소니드 각자대표에도 올랐는데, 해당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현재 소니드는 새 투자사 A사와 손잡은 투바이트, 정보기술(IT) 기업 B사 등 사업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 대표는 통화에서 “투바이트와 소니드가 경영적 판단 하에 싸이월드의 미래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소니드 측은 “아직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올해 안에 새로운 싸이월드 서비스를 시작하기는 어려워졌다. 사진을 비롯한 데이터 복원 작업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싸이컴즈는 지난해 기자간담회 당시 데이터 복원 작업 일정에 대해 “초당 1000개씩 처리해도 7개월 이상 소요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싸이월드는 2000년대 중후반 인터넷 문화를 이끈 토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이용자들은 자신만의 온라인 공간 ‘미니홈피’를 꾸미고 친구 개념인 ‘일촌’과 교류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미니홈피 꾸미기 아이템이나 배경음악을 살 수 있는 사이머 머니 ‘도토리’가 최고의 선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내리막길을 걷게 된 건 PC 기반에서 모바일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지 못한 탓이다. 운영 주체가 몇 차례 바뀌며 부활을 시도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싸이컴즈가 싸이월드의 명맥을 잇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인스타그램과 같은 글로벌 SNS가 주름잡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는 의문이 따라붙었다. 이에 싸이컴즈는 기존 SNS의 지나친 사생활 공개와 정보 공유에 지친 이용자들에게 보다 개인화된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자신했다.

싸이컴즈에서 외주 개발자로 일한 C씨는 “싸이월드를 많이 이용했던 세대로서 애정이 있었고, 정식으로 오픈하면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들러볼 수 밖에 없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프로젝트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C씨는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상태”라며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곳에서 진행해야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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