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서 “탄핵·특검으로 삼권분립 훼손” 주장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11일 “옛날 김대중 야당 같았으면 ‘이 지혜스럽지 못한 일을 우리가 포용하겠다, 다 안고 가겠다’ 그러면 끝나버릴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었다면 비상계엄을 포용했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돼 논란이 예상된다.
인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과 관련해 “(야당이 포용했으면) 야당이 집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걸 보여줬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탄핵, 특검, 탄핵, 특검. 6개월 전부터 한 거를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계속 국회에서 보이니까 ‘이분들은 통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구나’ 이렇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자체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저로서는 충격적이었다”면서도 “(12·12 쿠데타와) 다른 점은 전두환이라는 장군, 투스타(소장)가 정권을 탈취했는데 지금은 최고 통치권자가 계엄을 선포했기 때문에 엄밀히 다르다. 저는 그날 밤 북쪽이 서해안이나 어디서 공격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을 선포한 것을) 심적으로는 이해하지만 방법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현재 민주당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30번 정도를 이걸(탄핵) 겪어보니 이건 결국 국회를 벗어나 사법부와 대통령, 삼권분립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는데 그분은 (대통령) 취임식 때 전두환하고 우리 노태우 대통령을 모셔왔다. 그런 정치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두환 신군부는 1979년 12·12 사태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뒤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김 전 대통령을 연행했다. 당시 신군부는 5월18일 ‘사회 혼란 조성 및 학생·노조 소요 관련 배후 조종 혐의자’를 조사 중이라며 김 전 대통령 등이 포함된 혐의자 명단을 발표했다.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 검찰부는 그해 8월1일 김 전 대통령 등 24명을 내란음모 등 혐의로 기소했고, 김 전 대통령은 9월17일 사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를 취임식에 초청한 것은 약 20년이 지난 1998년 2월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