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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지난해 국가 암검진 수검 행태 및 수검률 조사

위·대장·유방·자궁경부암 수검률 70.2%…43.4%는 건강하다 생각 ‘미수검’
대장 내시경 검사 장면. 국민일보DB


지난해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검진 주기와 검진 방법에 맞춰 국가 암 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해’ 암 검진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암센터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암 검진 수검 행태 및 수검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암센터는 2004년부터 매년 1회 구조화된 설문을 통해 국가 6대암(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간암, 폐암) 검진 프로그램의 수검률 및 수검 행태를 조사해 오고 있다. 암 진단을 받지 않은 40~74세 남자, 20~74세 여성 4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암센터는 다만 “간암(40세 이상 B·C형 간염 보유자, 간경변증 환자)과 폐암(54~74세 30갑년 이상 흡연자)은 검진 대상이 고위험군으로 한정돼 유의미하지 않아 조사 결과 공개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 제공


암센터는 위, 대장, 유방, 자궁경부 등 4가지 암의 ‘권고안 이행 수검률’을 조사했다. 권고안 이행 수검률은 6대암 검진 프로그램 또는 권고안의 검진 방법, 검진 주기에 따라 검진을 받은 사람의 비율이다.
조사 결과, 지난해 4대 암의 권고안 이행 수검률은 평균 70.2%로 전년 보다 3.8%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첫 조사 시기인 2004년 38.8%와 비교해 31.4%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암 종별로는 위암이 77.4%로 가장 높았고 대장암(74.4%) 유방암(70.6%) 자궁경부암(62.0%) 순이었다.
특히 대장암 수검률은 전년 70.7%에서 74.4%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대장 내시경 검진 비율의 큰 증가에 기인한 것이란 분석이다.
대장 내시경 검사 비율은 2023년 56.5%에서 지난해 66.4%로 뛰어 올랐다. 국가 대장암 검진은 현재 1차(기본) 분변 잠혈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2차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대장암 검진의 선호 방법’에 대한 질문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 선호 비율(66.2%)이 분변 잠혈검사(33.8%) 보다 배 가량 높게 나온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보건복지부와 암센터는 이르면 2026년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를 국가 대장암 검진 기본 검사로 제도화를 준비 중이다.

암 검진 대상자 중 암 검진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한 조사에선 ‘건강하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4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7.4%), ‘검사 과정이 힘들어서’(16.7%)가 주요 이유로 꼽혔다.
미수검 이유 1위인 ‘건강하다고 생각해서’ 응답은 2004년 71.2%에서 지난해 크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해당 이유로 검진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교육·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암센터는 국가 암검진 참여율의 꾸준한 증가세가 조기 발견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생존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2.9%(2018~2022년)로 초창기(2001~2005년)의 54.2% 보다 껑충 뛰어올랐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국내 암 발생 통계를 보면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검진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암종은 조기 발견이 꾸준히 증가해 전체 암 발생 가운데 위암은 70%, 대장암은 55%, 유방암은 65%가 ‘국한암 단계(암이 발생 장기를 벗어나지 않음)’로 발견되고 있고 이에 따라 이들 암종은 발생률 대비 사망률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암과 대장암,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각각 78%, 75%, 94%에 달한다.
양 원장은 “만약 암 수검률이 80% 이상으로 증가한다면 조기 진단과 치료 효과가 더욱 향상될 것이고 생존율 또한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서민아 암검진사업부장은 “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므로 일찍 발견해 치료하기 위해선 정기 검진이 필수적이다. 증상이 나타난 후 암 진단을 받으면 이미 병기가 진행돼 치료 예후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증상이 없더라도 암 검진을 잘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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