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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한방 건강법]⑭


최근 ‘라이팅 힙(Writing Hip)’이라는 신조어가 젊은 층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손글씨를 멀리하던 Z세대(1995~2009년 사이 태어난 세대)들이 글씨를 쓴다는 것 자체를 ‘힙’하게 느끼면서 필사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책 내용을 옮겨 적는 개념을 넘어, 정성스럽게 글씨를 쓰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필사 전용 책이 등장하는가 하면, 문구 업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 대형 서점에서는 ‘필사하기 좋은 책’ 코너가 신설됐으며 지난해 관련 서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692%나 상승했다.

SNS에는 본인의 손글씨를 올리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손목 통증을 해시태그로 다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필사를 할 때 과도한 힘을 주고 눌러 쓰면 손목에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손글씨 만으로 손목 질환이 크게 발현되지는 않겠지만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은 물론 집안일 등을 과도하게 할 경우 손목터널증후군 등 관련 질환이 발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9개의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손목터널(수근관)이 반복된 자극을 받아 좁아지는 질환이다.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가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두꺼워지면 그 아래로 통과하는 정중신경을 압박, 찌릿한 통증과 저림 증상을 유발한다.
만약 필사 도중 손목에 간헐적 통증이 느껴진다면 ‘팔렌 검사(phalen’s test)’라고 불리는 간단한 자가 진단법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검사 방법은 손가락이 아래쪽을 향하게 양쪽 손등을 맞댄 채 1분 이상 통증 없이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통증이 있을 경우엔 손목터널증후군이 진행 중일 수 있으니 전문적인 치료를 권한다.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한 한의통합치료로 관련 질환을 호전시킨다. 특히 정제된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손목 수근관 내 염증을 빠르게 해소하고 신경 회복을 촉진시킨다. 약침의 손목터널증후군 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그중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소개된 자생한방병원 임상증례 논문을 보면, 약침 치료를 받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통증 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매우 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9에서 치료 3주 후 가벼운 통증인 1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손목 사용이 잦은 현대인들에게 관련 부위의 질환 발현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이에 필사 시 너무 힘을 주고 눌러쓰는 습관은 피하고 손목 스트레칭도 같이 병행하는 것이 좋다. 손글씨 사용이 적은 현대인들에게 필사는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손목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장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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