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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악영향 감수하고
상대 굴복시키려 ‘치킨게임’
“관세전쟁, 자국에 자해행위”
“미국 없는 무역 더 늘어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질서 흔들기’로 웃을 수 있는 나라가 있을까. 트럼프가 몰고온 ‘관세 전쟁’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미국의 두 배 이상 타격을 입고, 멕시코와 캐나다는 중국보다도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가 받을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다. ‘치킨 게임’ 영향으로 미국의 동맹국들이 대체 수출국을 찾으면 ‘미국 없는 무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매기고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대중국 관세 10%를 추가로 올렸다.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관세를 매겼다가 또 유예했지만 언제 다시 매길지 모른다. 세 국가 제품은 전체 미국 수입의 40%를 차지한다. 중국도 10일부터 미국산 농축산물에 10~15%의 추가 관세를 매긴다.

미국의 관세 전쟁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고율 관세 정책이 내년 중반까지 세계 무역의 상당 부분에 영향을 주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2025년 0.8%, 2026년엔 1.3%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 미칠 악영향을 감수하더라도 상대국에 더 큰 타격을 줘서 무릎을 꿇리겠다는 ‘치킨 게임’ 전략을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관세가 미국보다 상대국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트럼프의 계산이 옳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무역의존도는 GDP 대비 25%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37%, 캐나다는 67%, 멕시코는 73%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외 무역 의존도가 큰 나라일수록 ‘관세 전쟁’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무역의존도를 고려하면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미국이 받는 경제 충격보다 2배 이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정책연구소(PIIE)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10%씩 관세를 매긴다면 미국의 실질 GDP는 2027년까지 0.07% 줄고, 중국은 0.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 임기 4년간 미국의 실질 GDP는 550억달러 감소하는 데 그치지만 중국은 128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이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매길 경우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 시나리오. 점선은 상대국이 10% 보복관세를 매길 경우를 가정했다. 피터슨국제경제정책연구소 화면 갈무리.


멕시코·캐나다·EU가 받는 타격은 더 크다. 피터슨 연구소는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매기면 캐나다 GDP는 최대 1.2%, 멕시코는 2%, 미국은 0.3%씩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독일 싱크탱크인 키엘세계경제연구소는 트럼프 경고처럼 ‘EU산 수입품 25% 관세’가 실현되면 EU의 GDP는 0.4%, 미국은 0.17%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EU의 대미 수출은 15~17% 줄어들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은 의도한 무역수지 적자 개선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 트럼프 1기의 미·중 무역전쟁 때도 미국 내 중국산 수입품의 자리를 멕시코산이 대체하는 ‘풍선효과’로 이어졌을 뿐이다. IMF 자료를 보면 미국이 2018년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긴 후 미국 내 중국산 제품 수입이 8억5000만달러어치 급감했지만, 멕시코산 제품 수입이 8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를 피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멕시코로 옮겼다. 그 결과 멕시코는 2023년부터 총수출 금액에서 중국을 앞질러 미국 수입국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번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으로도 일자리가 돌아오긴 쉽지 않다. 미국 세금전문연구기관 ‘택스파운데이션’은 트럼프 관세로 “미국 정규직 일자리 14만2000개가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멕시코의 임금 차이가 크고 이미 멕시코로 이전한 생산기지에 들어간 설비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제와 관세로 미국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관세를 올리면 국내 물가가 올라 국내 생산비용이 올라가므로 미국 경제에도 자해행위”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사인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 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 1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지금까지 ‘아메리칸 퍼스트’ 관세 제도는 주요 타깃인 중국에 피해를 주기보다 미국의 동맹국이 무역을 다른 곳에서 찾도록 강요하는 데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 없는 무역’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국, 캐나다, 멕시코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 미국외교협회 화면 갈무리.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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