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작년 하반기 가계대출 금리인하 수용률 24%
카드·보험·저축은행보다 낮아…금리인하 인색
고물가·경기 침체에 신청 건수는 늘어

그래픽=정서희

금융권에서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평균 수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수십조원의 이자이익을 내는 은행이 정작 금융 소비자의 금리 인하 요구에 가장 인색했던 것이다. 문제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여파로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대출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평균 수용률은 24%였다. 신청자 10명 중 2명만 수용, 나머지 8명은 퇴짜를 맞았단 의미다. 이는 다른 금융권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업권별 평균 수용률은 카드사 66.9%, 생명보험사 51.8%, 손해보험사 47.7%, 저축은행 37.8%였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승진, 취업 등으로 소득이 늘거나 빚을 성실히 갚아 신용도가 높아질 경우 대출자가 직접 금융회사에 금리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권리다.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에서 받은 대출 외 카드사 리볼빙 수수료도 금리인하요구권 대상이다. 각 업권의 협회는 매년 반기(1~6월, 7~12월)별로 두 차례 회원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평균 수용률은 2023년 상반기 30.2%였으나, 지난해 상반기 27.3%로 낮아진 뒤 하반기엔 24%까지 떨어졌다. 다른 업권도 지난해 하반기 수용률이 떨어지긴 했으나, 지난 2년간 은행의 추세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그래픽=정서희

그럼에도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늘고 있다. 지난해 은행에 연간 접수된 건수는 총 529만6998건으로, 2023년(540만521건)과 비교해 10만건 이상 늘었다. 증가율은 2%였다. 저축은행, 보험사(생보·손보 합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축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지난해 16만여건으로 전년 대비 30.4%(3만9315건) 늘었으며, 보험사는 13만여건으로 같은 기간 신청 건수가 72.3%(5만6136건) 급증했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버거운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대출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가 장기화한 영향에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하를 문의하는 대출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지속적인 안내와 신청 절차 간소화 등으로 신청자가 증가하기도 했다”고 했다. 금리인하요구권 비대면 신청률은 90%대에 달한다.

금융 당국은 조만간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은 2019년 6월 금리인하요구권 법제화 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2023년 신청 건수, 수용 건수, 이자 감면액, 수용률 등 공시 내용을 다양화하도록 했다. 또 금융사가 불수용 사유를 신청자에게 자세히 알리도록 했다. 그럼에도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높아지지 않는 것은 심사 기준이 ‘깜깜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은 심사 기준을 표준화하는 것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고 반발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격인 금리를 어떤 기준으로 내릴지에 대한 권한은 금융사가 갖고 있는 것인데, 일률적인 심사 기준을 따르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659 다음주로 넘어가는 탄핵시계…尹·국회측 모두 신속결론 주문 랭크뉴스 2025.03.14
43658 "12.3 비상계엄 날, 군복 다시 꺼내입고 가 말리고 싶었다" [더 인터뷰] 랭크뉴스 2025.03.14
43657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미리 알았다… 형사사건 비화 조짐 랭크뉴스 2025.03.14
43656 주요 사건 털어낸 헌재…尹·韓 탄핵도 조만간 선고 관측 랭크뉴스 2025.03.14
43655 엄숙함은 잊어라... 생명과학도 출신 셰프의 '시끌벅적 파인 다이닝' [장준우가 만난 셰프들] 랭크뉴스 2025.03.14
43654 김수현 ‘사생활 논란’, 방송·유통가 불똥 랭크뉴스 2025.03.14
43653 욕망에 휩싸인 새 신부로 돌아온 이영애… 악녀인가, 시대의 희생자인가 [김소연의 빌런들] 랭크뉴스 2025.03.14
43652 '억지 주장' 의대생, '교수 저격' 박단… 의료계 '부글부글' 랭크뉴스 2025.03.14
43651 트럼프, 北 또 핵보유국 지칭…"金과 관계 재구축할 것" 랭크뉴스 2025.03.14
43650 '공동대출' 흥행…첫 연간 흑자 성공한 인뱅은[S머니-플러스] 랭크뉴스 2025.03.14
43649 똑같이 만들면 무조건 범죄?... 특허법 전문검사가 말하는 특허침해란 랭크뉴스 2025.03.14
43648 트럼프, '4·2 상호관세' 재확인…"혼란있겠지만 굽히지 않을것"(종합) 랭크뉴스 2025.03.14
43647 감사원장·검사·장관 모두 기각… 尹 탄핵 사건에 미칠 영향은 랭크뉴스 2025.03.14
43646 국제 금값, 관세전쟁 우려에 사상 최고치…온스당 3천달러 눈앞 랭크뉴스 2025.03.14
43645 얼굴에 뽀뽀 받은 두 살배기 한쪽 눈 '실명'…황당한 사건, 원인은? 랭크뉴스 2025.03.14
43644 '격노'와 '킬러 문항 배제'로 시작한 윤석열 사교육 정책, 왜 실패했나 랭크뉴스 2025.03.14
43643 캐나다, 美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WTO 분쟁 협의 요청 랭크뉴스 2025.03.14
43642 이복현 “상법 거부권, 직 걸고 막겠다”…권성동 “검사 때 습관 나오나” 랭크뉴스 2025.03.14
43641 ‘30일 휴전안’ 대답 대신…푸틴, 군복 입고 쿠르스크 갔다 랭크뉴스 2025.03.14
43640 트럼프, EU 보복 관세에 재반격…"폐지 안 하면 EU 주류에 200% 관세" 랭크뉴스 202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