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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비보에 누리꾼·팬 추모 이어져
“한국 발라드 판도 바꿔”…작곡·프로듀싱에도 재능
가수 휘성. 휘성 인스타그램 캡처

‘안되나요’, ‘위드 미’(With Me), ‘불치병’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알앤비(R&B) 장르를 널리 알렸던 가수 휘성이 향년 43세로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한 누리꾼과 팬들은 가수뿐만 아니라 작사가, 프로듀서로도 인정받았던 그의 음악적 재능을 추억하며 추모를 이어갔다.

단칸방에서 키운 음악의 꿈…‘팀 해체’ 아픔도

휘성은 2002년 1집 ‘라이크 어 무비(Like a Movie)’로 정식 데뷔하기 전까지 어려운 시절을 거쳐왔다.

1982년생인 고인은 면목동의 단칸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도 음악의 꿈을 키웠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

2009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당시를 회상하며 “가난 때문에 가족이 서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며 “학원비 12만원이 없어 고민할 때 어머니가 어렵게 학원비를 구해주시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9년에는 4인조 그룹 ‘A4’로 활동했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2000년 해체했다.

팀을 나온 뒤 휘성은 보컬 학원에 등록했고 6개월 동안 매일 10시간씩, 화장실 가는 시간을 빼고는 노래만 하는 ‘연습 벌레’ 생활을 했다. 이후 2000년 강변가요제에서 심사위원이던 가수 이상우가 그를 자신의 기획사 연습생으로 발탁했고, 1년 뒤 프로듀서 박경진과 솔로 데뷔를 준비하게 된다.

이렇게 탄생한 데뷔 앨범 타이틀곡 ‘안되나요’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열풍 속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고, 휘성은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한국 발라드 판도 바꿔”…작사·프로듀싱 등에도 재능

2002년 MBC '음악캠프'에서 데뷔 앨범 타이틀곡 '안되나요'를 열창하는 휘성의 모습. MBC 유튜브 캡처

휘성은 1집 수록곡 ‘전할 수 없는 이야기’에 이어 2집 타이틀곡 ‘위드 미’(With Me)와 ‘다시 만난 날’, 3집 타이틀곡 ‘불치병’, 5집 타이틀곡 ‘사랑은 맛있다’, 싱글 ‘결혼까지 생각했어’, ‘인썸니아’(Insomnis) 등 수많은 명곡을 부르며 2000년대 알앤비(R&B) 열풍을 이끌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휘성에 대해 “우리나라 알앤비 대중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가수 가운데 하나”라며 “브라운아이즈와 함께 우리나라 발라드의 판도를 바꾼 가수”라고 평가했다.

고인은 작사가로도 역량을 발휘했다. 가수 윤하의 대표곡인 ‘비밀번호 486’과 더불어 지나의 ‘꺼져줄게 잘살아’, 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 트와이스의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 등 히트곡의 노랫말을 썼다.

프로듀서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가수 에일리는 2012년 휘성이 프로듀싱을 맡은 디지털 싱글 ‘헤븐’(Heaven)로 데뷔해 화제를 모았다. 엠블랙, 앤씨아 등 아이돌 그룹 음반 작업에도 참여하며 음악적 보폭을 넓혔다.

프로포폴 투약으로 구설수도…마지막 메시지는 “15일에 봐요”

휘성은 사망 4일 전인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본인의 사진과 함께 “다이어트 끝, 3월 15일에 봐요”라는 글을 남겼다. 휘성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휘성은 프로포폴 등 수면 마취제와 관련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군 복무 중이던 2013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군검찰의 조사를 받았지만, 병원 치료 목적이 인정돼 무혐의 처분됐다.

7년 뒤인 2020년에도 수면 마취제를 투약했다 쓰러져 경찰 조사를 받았고, 결국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 사건으로 KBS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아 방송보다는 공연을 위주로 활동해왔다. 2023년 12월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랜만입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 때문에 오랫동안 집에 숨어 있었습니다”며 근황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휘성은 지난달 생일 팬미팅을 열고 팬들을 만나는 등 최근 다시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상황이었다. 오는 15일에는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동료 가수 KCM과 합동 발라드 콘서트를 앞두고 있었지만 그의 비보가 전해지면서 무산됐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 역시 팬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내용이었다. 휘성은 사망 4일 전인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본인의 사진과 함께 “다이어트 끝, 3월 15일에 봐요”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해당 게시물에는 “오랜 팬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당신의 노래로 많이 행복했다” “하늘에서도 멋지게 노래해달라” 등 그를 추모하는 댓글들이 끊임없이 달리고 있다.

휘성의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휘성님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란다”며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가족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고인의 장례 절차 및 발인 등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안내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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