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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사 정산 대금 회수 우려 커져
단체 채팅방 만들어 상황 공유도
소비자는 서둘러 상품권 현금화
1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홈플러스 동대문점에서 직원이 상품 진열 작업을 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짧은 라면 등 일부 매대는 군데군데 비어 있다. 이다연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자영업자들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점포 폐점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입점사를 중심으로 정산을 제때 받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불신이 깊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홈플러스 상품권을 서둘러 현금화하는 모습도 보인다.

10일 서울 동대문구 홈플러스 동대문점은 어수선한 모습이 감지됐다. 매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입점 업주들 사이에서는 한숨 섞인 얘기가 흘러나왔다. 홈플러스 동대문점에 입점해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김모(50)씨는 “대형마트는 보통 정산 대금을 두 달 정도 늦게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직 1월 정산 대금도 받지 못한 건 정상적이지 않다”며 “동대문점은 곧 폐점될 텐데 돈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답답한 마음에 소송전까지 고려하고 있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폐점을 앞둔 점포에서 영업하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정산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상황을 공유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돌입하자 계좌가 일시적으로 동결되는 일이 발생했다. 입점사 상당수는 지난 4일 받아야 했던 1월분 정산 대금을 여전히 받지 못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채권 변제 허가 신청을 승인하면서 차례로 대금이 지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매장 밖에서 홈플러스 입점 업체들이 뒤숭숭한 가운데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이다연 기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형마트 안에서 장사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는 이들도 속속 등장한다. 홈플러스에 입점해 의류를 판매하는 이모(45)씨는 “당장은 어떻게 버텨보더라도 장기적으로 대형마트에 오는 소비자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며 “큰일이 터지고 나니 입점 상인들의 마음도 떠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비자들도 홈플러스의 정상 운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동대문점은 연중 최대 규모 행사인 ‘홈플런’의 영향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협력사들이 하나둘 납품을 재개한 덕분에 매대의 물량도 대체로 충분한 편이었다. 다만 불안한 마음에 홈플러스 상품권을 서둘러 사용할 목적으로 점포를 찾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홈플러스를 자주 찾는다는 오모(36)씨는 “동대문점은 할인 행사도 많아 쇼핑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문을 닫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며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을 얼른 소모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형성됐다”고 말했다. 당근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대량으로 홈플러스 상품권을 할인·교환하는 내용의 글도 다수 발견됐다.

홈플러스는 매장 폐점 소식과 이번 사태는 관련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혼란을 가라앉히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전국 9개 점포 폐점이 예정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중 2곳은 각각 만성 적자와 임대계약 종료가 폐점 이유라는 것이 홈플러스의 설명이다. 다른 점포들의 경우 임대건물 재건축 후 재입점을 전제로 폐점하는 곳도 있지만 점포 추가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런 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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