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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수면제 장기 복용 부작용
최근 주목 약물 보험적용 안돼
수면 장애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최신 치료제의 국내 도입과 신속한 건강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불면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기면병 등 다양한 수면 장애에 필요한 최신 치료제가 국내 도입되지 않거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수면연구학회는 ‘세계 수면의 날(3월 15일)’을 맞아 최근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수면 장애 중 가장 흔한 불면증은 국내 성인의 약 20~30%가 만성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들은 주로 벤조디아제핀 및 비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수면제에 의존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약물은 의존성과 기억력 저하, 혼동, 낙상 위험, 주간 졸림 같은 부작용이 있어 장기 사용이 어렵다.

반면 최근 주목받는 ‘도라(DORA)’ 계열 약물은 의존성이 덜하고, 보다 정상적인 수면 구조를 회복시켜 혁신적인 불면증 치료약으로 평가받는다. 수보렉산트(2014년) 렘보렉산트(2019년) 다리도렉산트(2022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전진선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 약물들은 아직 국내 허가 및 보험 적용이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은 여전히 기존 치료 옵션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환자 300만명에 달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의 불편함과 함께 계속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저녁이나 밤에 악화돼 수면을 방해받는다. 과거 이 질환의 1차 치료제로 ‘도파민효현제’가 쓰였다. 그러나 2016년 발표된 치료 가이드라인부터는 장기 사용 시 증상 악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알파2델타리간드 제제(프레가발린, 가바펜틴)’를 권장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선 건보 적용이 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매달 수십만원을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잠자는 동안 꿈과 관련된 과격한 신체 움직임과 발성을 내는 렘수면행동장애 치료에는 클로나제팜과 멜라토닌 제제가 주로 쓰인다. 클로나제팜은 고령 환자에게 낙상, 인지 저하, 의존성 등의 부작용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멜라토닌 제제는 클로나제팜 보다 안전한 대체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으나 역시 비급여여서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글로벌 제약사가 한국 시장의 낮은 약값을 이유로 치료약 공급을 포기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으로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수면 장애도 있다. 낮에 극심한 졸림증에 시달리는 희귀질환인 기면병이 그렇다. 기면병 약 중 하나인 ‘와킥스(피톨리산트)’는 기존 각성제 기반 치료제와 다른 기전의 효과적인 약으로 보험이 적용돼 왔지만 지난해 9월 국내 공급이 끊겼다. 현재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받을 순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공급받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전 교수는 “결국 기면병 환자들은 대체할수 있는 동일 성분의 약이 없어 치료 공백을 겪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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