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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9일 워싱턴 디시(D.C.) 백악관에 도착한 뒤 마린 원에서 내려 백악관 남쪽 뜰을 걸으며 ‘DOGE’라고 적힌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동대장’격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내·외부 인사를 가리지 않고 충돌을 이어가면서 안팎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발목을 잡고 있다”는 내부 인사의 공개 저격도 나왔다. 대중의 반감도 극에 달해 그가 이끄는 테슬라 매장을 향한 총격까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각) 머스크는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과 공개 언쟁을 벌였다. 발단은 머스크의 글이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스타링크 시스템은 우크라이나군의 중추다. 내가 스타링크를 끄면 우크라이나의 전선 전체가 붕괴할 것이다”라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정보 제공을 중단한 상황에서 대통령 최측근의 이런 발언은 큰 함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이 발끈했다. 그는 엑스에 “연간 5천만 달러(약 724억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이용료를 폴란드가 지불하고 있다”며 “침략의 피해자를 위협하는 윤리적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스페이스엑스가 신뢰할 수 없는 업체로 드러난다면 다른 공급업체를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조용히 하라, 작은 인간(small man)아. 당신은 비용의 아주 작은 일부만 낼 뿐이다”라며 조롱했다. 이어서 “스타링크를 대체할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스타링크는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엑스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군사 작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논란이 일자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절대 스타링크 단말기를 끄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내부에선 국무장관을 포함해 여러 장관과 충돌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각료 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공무원 해고 건을 두고 공개 말싸움을 벌였다.

보도된 머스크의 발언은 신랄하다. 국무장관을 향해 “당신은 아무도 해고하지 않았다”며 “티브이(TV)에선 잘 하더라”라며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설전이 오가는 동안 팔짱을 끼고 지켜보기만 했다. 그는 회의 직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부처별 인력 감축은 각 부처가 결정할 문제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가장 우수하고 생산적인 사람들을 그대로 두는 것도 중요하다며 “‘손도끼'(hatchet)보다는 ‘메스'(scalpel)”라는 표현도 썼다. 머스크를 공개 제지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머스크를 향한 불만이 터져나온다.

마가의 설계자인 스티브 배넌은 지난 7일 자신이 진행하는 ‘워룸(War Room)’ 방송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넌은 머스크를 “기생적인 불법 이민자”, “악랄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대중의 시선은 더욱 따갑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테슬라 시설에서 최소 12건의 폭력·파괴 행위가 발생했으며 테슬라 매장, 충전소, 차량 기물 파손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테슬라 매장 앞에선 시위와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한 테슬라 매장에 한밤중 총격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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