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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에두아르도 페드로사 신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사무국장은, 사무국장이 되기 이전에도 APEC 공식 옵서버 기구인 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PECC)에서 십수년간 근무해 온 APEC 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입니다.

그가 경북 경주를 찾았는데, 지난달 24일부터 어제(9일)까지 열린 APEC 제1차 고위관리회의(SOM)에 참석하기 위함이었습니다. SOM은 오는 10월 말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정상회의 주요 의제에 대한 협의를 위한 사전 회의입니다.

KBS와 인터뷰를 가진 페드로사 사무국장은, 아직 미국발 관세가 국제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엔 이르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되는 APEC 정상회의에서의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개최국에 달렸다면서도 이러한 회담은 상호 간 이해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관세 영향 불확실…더 중요한 것은 '공급망 회복'"

페드로사 사무국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관세 전쟁'이 과연 APEC이 추구하는 자유무역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답했습니다.

"관세가 어떻게 될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공포의 위협(관세 위협)'이 있지만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정말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그 역시)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관세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공급망 회복'입니다.

"APE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망 회복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코로나19 시대에는 공급망이 매우 취약해졌습니다. 우리가 집중하고자 하는 공급망 회복은, 제품을 다각화하고 구매처를 다변화하는 것뿐 아니라 무역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당시를 기억하신다면 많은 제품이 서로 다른 항구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APEC이 특히 집중하는 분야입니다."

"트럼프, APEC 좋은 기회로 여길 것…미중 정상회담은 한국 손에 달려"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페드로사 사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임기 동안에는 APEC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찾는다면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부와 번영을, 정말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가 APEC 정상회의를 미국에 좋은 기회로 여길 거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있으며, 그래서 미국 상품을 소비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그는 제조업에 있어서 미국의 역량을 설명하기 위해 올 수도 있습니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AP-연합뉴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까지 경주에 오게 된다면, 연말 한반도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페드로사 사무국장도 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란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양자 이벤트(미·중 정상회담)는 실제로 개최국(host economy)의 손에 달린 것입니다. APEC 사무국은 이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개최국에 맡길 겁니다. 하지만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 당시도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아주 생산적인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렇듯 APEC은 지도자들이 별도의 회담을 갖기 위한 이상적인 장소를 제공하며, 이러한 회의는 지도자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상호 간 이해를 증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APEC, 국내 정치적 사건 영향 받지 않아…경주, 많은 인프라 구축 중"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이 없는지를 묻자, 'APEC은 국내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APEC의 국내 정치적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APEC은 여러 정치적 사건이 벌어지는 다양한 경제권에서 개최돼 왔고, 가장 최근에는 정치적 불안정이 많았던 페루에서 열렸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페루)은 APEC을 아주 잘 진행했습니다. 여기에는 APEC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전 국민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경주에서 열린 APEC 제1차 고위관리회의에 참석한 각 회원국 대표 @외교부

또 경주 APEC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서 각국 정상급 인사가 묵을 숙소 등 인프라 준비가 아직 미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페드로사 사무국장은 인프라도 점차 구축되는 단계라 평가했습니다.

"여기 경주는 정상회의를 개최하기에 이상적인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지방 정부와 지역 주민들의 헌신으로 많은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아름답고 고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이상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에서 격식을 차리지 않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곳은 고대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현대적인 도시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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