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고 묻는 말에 “언제가 때가 되면 대통령을 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10일 답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관련 질문을 받고는 “그런 이야기를 물어보시는 분들도 꽤 있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언젠가가 언제라고 생각하는 건가’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이야기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고 같은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는 말에는 “검사정치라고 폄하할 때 제일 나쁜 걸로 ‘상명하복’과 ‘줄 세우기’를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그 반대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검사 조직 상명하복 문화인) ‘까라면 까라’고 했다면 제가 계엄을 막았겠나”라며 “(김건희) 여사 문제 제기하고, 이종섭·황상무 문제, 의료 문제, 명태균 문제에 대해서 제가 직언을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한 전 대표는 그러면서 “오히려 저는 그 반대점이었다”며 “그리고 당대표를 하면서 만약 줄 세우기를 했다면 제가 이렇게 안 됐겠죠”라고 강조했다. 당대표 시절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던 사례들을 언급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를 두고 “본인이 그렇게 ‘중도 보수’를 하고 싶으면 와서 토론해야 한다”며 “간만 보고 빠질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민주당을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규정하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이 대표 행보를 비판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에게 토론을 신청하는 것이냐’고 묻는 말에 “저는 늘 많은 토론을 신청해왔는데, 그분들은 제가 하자고 그러면 안 하시더라.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도 그랬다”고 답했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이런저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니 나쁜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이 대표가 대한민국을 위험하게 만들 사람이라는 말씀은 드리고 있고, 이분이 만들 세상에 대한 불안감과 그걸 막아야겠다는 애국심·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제 등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한 개헌과 AI(인공지능)로의 조속한 전환 등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시대를 교체하는 게 아니라 선수 교체만 하면 이 나라는 더욱더 잔인한 싸움의 전장이 될 것이고, 국민들은 미래로 나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저는 ‘87 체제’를 바꾸는 개헌을 말씀드려 왔고 그걸 위해 필요한 게 중요한 임무를 맡을 사람의 희생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올해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단축 개헌을 통해 3년 후에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는 또 “지금 세계가 AI 시대로 전환하는데 우리가 올라타지 못한다면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더 실용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민간 영역에서는 이미 잘하고 있다”며 “정치 영역에서 박수를 쳐드리고 제도를 만들어야지 발목을 잡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