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그룹 사옥. 사진=영풍
영풍이 내년 3월까지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고 10:1 액면분할을 통해 유동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영풍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영풍은 "현재 영풍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매우 낮은 주식으로 시장에서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26년 3월까지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풍은 "이는 특정 주주의 사익을 위한 자사주 활용 가능성을 차단하여, 주주들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동성 확대를 통한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해 10:1 액면분할을 시행한다. 현재 1주당 50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낮춤으로써 주식 유동성을 높여 더 많은 투자자들이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영풍은 "투자 접근성이 개선되고,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나아가 제련사업 정상화, 신규 성장 동력 확보, 고려아연 경영권 회복 후 투자수익 확대, 2027년 환경 투자종료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을 해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영풍은 2033년까지 매출 2조원, 영업이익률 4.5% 달성을 목표로 당기순이익의 3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배당 정책도 추진할 방침이다.
박영민 영풍 대표는 "이번 밸류업 방안은 단기적인 주가 부양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영풍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 9분 기준 영풍은 전장 대비 16.26% 오른 52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려아연 주가는 전장 대비 14.88% 오른 83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분쟁이 다시 뜨거워지면서 양사의 주가가 급등세다.
양사의 주가가 나란히 오르는 것은 지난 7일 법원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막기 위한 고려아연 측의 순환출자 고리 형성을 불법으로 판단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1월 임시 주주총회 직전에 해외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을 활용해 영풍 의결권을 제한했으나, 지난 7일 법원은 국내 주식회사가 아닌 외국 유한회사를 활용해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는 영풍·MBK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의결권 정면 대결이 벌어지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