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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입력 실수 후 3차례 확인절차 미이행
지난 1월 23일 경기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실시된 첫 공지합동 통합화력훈련을 위해 MK-82 폭탄을 장착한 KF-16 전투기가 군산비행장에서 이륙하고 있다. 공군 제공


지난 6일 벌어진 포천 전투기 오폭 사고는 공군 KF-16 2대 중 1번기 조종사가 표적지 위도 좌표 한 글자를 잘못 입력한 뒤 세번의 확인 기회에도 제대로 재확인 절차를 지키지 않아 벌어진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실사격 훈련 전날 위도 좌표 'XX 05.XXX'을 'XX 00.XXX'로 잘못 입력한 게 화근이었다.

공군은 10일 전투기 오폭 사고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고 발생 원인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 때문이라고 재확인했다. KF-16 전투기 2대가 공대지 폭탄 MK-82 8발을 사격장이 아닌 민가에 투하해 수십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당일에도 공군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를 사고 원인으로 꼽은 바 있다.

조종사는 지상에서 비행 준비를 하면서 비행임무계획장비(JMPS)에 좌표 등 비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한 후 이를 비행자료전송장치(DTC)라는 저장장치에 담아 전투기 조종석 내 슬롯에 꽂으면 이 데이터들이 전투기 임무컴퓨터에 입력된다. 중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폭 사고를 일으킨 KF-16 조종사 2명은 지난 5일 비행 준비를 하며 다음날 실무장 사격을 위한 표적 좌표를 입력했다.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경로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JMPS에 입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표적 좌표가 오입력됐다. 이들은 좌표 입력이 올바르게 됐는지 재확인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 첫 번째 확인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륙 전 점검 단계에서 두 조종사는 잘못된 좌표가 포함된 데이터를 JMPS에서 DTC에 저장했는데, 2번기 DTC에는 장비 오류로 인해 데이터가 제대로 저장되지 않았다. 이에 2번기 조종사는 조종석 내에서 수동으로 표적 좌표를 입력했는데 당시 좌표는 정확하게 입력됐다. 결과적으로 1번기에는 잘못된 표적 좌표가, 2번기에는 올바른 표적 좌표가 입력된 것이다.

1번기 조종사는 이륙 후 비행하면서 비행경로와 표적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 약간 다르다고 느꼈으나, 항공기에 시현된 비행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정해진 탄착시각(TOT)을 맞추느라 조급해져 표적을 정확히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맹목적으로 최종공격통제관(JTAC)에게 '표적 확인"이라고 통보하고 폭탄을 투하했다. 투하 전 표적 육안 확인이라는 세 번째 확인 기회도 스스로 날린 것이다.

공군은 “①JMPS를 활용한 비행준비 과정 ②DTC를 전투기에 로딩한 후 이륙 전 항공기 점검 과정 ③사격 지점에서 표적 육안확인 과정 등 전 임무과정에 걸쳐 적어도 세 차례 이상 표적을 재확인해야 했으나 1번기 조종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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