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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최첨단 EUV 장비 활용 최소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EUV 활용폭 넓혀
“EUV 안정화할 경우 공정 스텝수 줄여 수율↑”

미국 마이크론의 팹 내부./마이크론 제공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업계 최초로 6세대 D램 시제품을 출하한 가운데 마이크론의 D램 설계, 제조공정 방식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명확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추후 대량 양산 경쟁 과정에서 3사의 승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의 경우 최첨단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활용을 최소화하고 기존 성숙 공정 방식인 불화아르곤이머전(ArFi)용 노광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양산 속도를 앞당긴다는 방침이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EUV 적용 레이어(층)를 더 늘릴 예정이다. 당장 양산 속도는 마이크론이 빠를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 칩의 수율과 생산성, 성능 측면에서는 3사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지난달 선보인 10나노 6세대(D1c) D램 시제품에는 일부 제한적인 공정에만 EUV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론 관계자는 “EUV의 경우 아직 기술적인 안정성이 부족해 정말 필요한 공정에만 사용했다”며 “비용과 생산성을 검토해 이번에 도입하는 것이 올바른 시기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명확한 차이점을 드러낸다. 업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정에 EUV 장비를 도입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D램 생산 공정에 EUV를 활용해왔다. 10나노 3세대급(1z) D램에는 EUV 공정을 1개 층만 적용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EUV 공정이 적용된 레이어를 늘려왔다. 차세대 제품인 D1c D램의 경우 5개 이상의 EUV 레이어가 적용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2021년부터 EUV 장비를 D램 생산에 도입했으나 속도와 적용 범위는 삼성전자보다 신중한 접근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4세대(D1a) D램부터 EUV를 적용했으며, 이 제품에는 1개 레이어에 EUV 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D램인 D1c D램에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5개 이상의 EUV 레이어를 사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마이크론은 EUV 없이 첨단 D램 생산을 진행해왔다. 지난달 시제품을 출하한 10나노 6세대 D램에도 마이크론은 1개의 레이어에만 EUV 공정을 활용하며 보수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ArFi용 노광 장비는 최신식 장비인 EUV를 사용할 때보다 공정 스텝수가 늘어나는 탓에 수율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1개의 EUV 레이어를 기존 ArFi 장비 기반 멀티패터닝으로 대체하는 것은 당장 큰 난관이 아닐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EUV 레이어의 수가 늘어날 것이며 3개 이상으로 넘어가게 되면 난도 격차가 커지게 될 것”이라며 “대량 양산에 돌입할 경우 수율, 생산량 측면에서 수년 간의 노하우로 EUV 공정을 안정화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 3사 중 가장 많은 EUV 장비(30대 이상)를 보유한 삼성전자는 지난 10나노 4세대, 5세대 D램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EUV 공정에 대한 대대적인 미세 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레지스트 소재, 견고한 광원, 첨단 마스크 등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였으며 처리량과 공정 효율성 등에서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EUV 공정의 안정화를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인텔 출신 이상훈 부사장을 수장으로 선임했다. 이 부사장은 약 20년 간 인텔에서 근무하며 EUV 기술 리더를 역임한 EUV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EUV 공정을 완성하기 위해 레지스트 민감도 개선, 결함 최소화 등 EUV 장비의 대량 양산 체제를 비용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수년 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어느 정도 최적의 제조 스텝을 확립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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