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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비공개 회의서 발언
내부선 "의대생 볼모로 현실성 없는 요구" 비판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박단 부회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 의장을 예방, 우 의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3058명)으로 되돌리겠다는 정부 발표에도 싸늘한 반응이던 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가 내부 비공개 회의에서 “2026학년도에는 한 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의협 내부에서도 “실현 불가능한 요구를 하며 의대생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8일) 열린 전국시·도의사회 회장단 비공개회의에 참석한 김택우 의협 회장은 “2026학년도에는 한 명도 뽑지 말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지만, 이를 전략적으로 (외부에) 밝히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을 비롯한 의협 집행부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현재까지 2026년도 의대 정원이 몇 명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나 대정부 요구안을 밝힌 적이 없다.

대신 24·25학번을 합쳐 총 7500여명이 함께 수업을 듣게 된 상황에 대한 교육 대책만 요구해왔다. 앞서 지난 7일 교육부가 이달 중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의대 모집인원을 기존 수준(3058명)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수용 또는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입장문을 통해 “지금 제시된 내용으로는 교육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다. 의협 부회장을 맡고 있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26년도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해 “과연 우리가 먼저 숫자를 제시해야 할 문제인지 모르겠다. 올해 신입생을 교육시킬 대책부터 마련하는 게 훨씬 중대한 과제”라고만 답했다.

이처럼 의협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해 구성원 사이에서도 지적이 나오자, 김 회장이 처음으로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시·도의사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협 관계자는 “회의에서 ‘교육 마스터플랜 내라는 것 외에 대체 의협의 공식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 회장이 ‘2026학년도는 뽑지 말라’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또 김 회장이 “전략적으로 이걸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다 생각이 있다. 믿고 따라와 달라”고 말했다고도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정원 0명’을 요구하는 데 대해 의협 내부에서도 무리한 주장이란 반발이 나온다. 한 지역 의사회장은 “수험생·학부모 반발은 둘째 치고, 의료체계 등 사회적으로 너무 큰 혼란이 예상되는 주장”이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의사회장은 “이날 회의에서도 ‘재고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는 “김 회장이 외부에는 정원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에선 계속 ‘내년도 의대생을 뽑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정부와 의대 총장·학장단이 아무리 ‘정원 동결할 테니 들어오라’고 해도 의협 지도부가 합의할 가능성은 제로(0)”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의대생을 아예 안 뽑는 방안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사회적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없고, 정권이 바뀐다 해도 불가능한 걸 주장하며 의대생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내년도 입시에서 의대생을 한 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의협 내 의견도 있다는 걸 전달하려는 것일 뿐 김 회장 입장이나 의협의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다”라며 “두 개 학년 동시 교육 대책도 없이 내년도 정원을 논의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게 의협 입장”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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