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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 2세 박정석, 2016년 회장 취임
고려에이치씨 지주사 전환, 최대주주 등극…고려해운 등 계열사 지배
창업주 장남 이동혁 회장 퇴임
이동혁 지배력 여전…3세 후계구도 불투명

고려해운을 핵심 계열사로 둔 재계 75위 고려에이치씨그룹의 박현규 명예회장은 지난달 24일 그룹 지주사인 고려에이치씨 지분 1.33%의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90세가 넘은 고령의 박 명예회장이 현재 그룹을 경영하는 장남 박정석(71) 회장 등에 추후 보유 지분 상속을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분 상속 대상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일각에선 2세 박정석 회장이 아닌 박 회장의 두 아들인 박태민·박태일 고려해운 부장 즉, 3세들을 대상으로 한 지분 상속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도 70이 넘었고 후계구도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태민·박태일 부장은 40대로 알려졌다.

고려해운 앞세워 재계 75위로 성장
고려에이치씨그룹은 1954년 설립된 고려해운을 모태로 한다. 지난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재계 69위였다. 이후 글로벌 해운업 악화로 지난해 순위가 75위로 하락했다.

그룹 전체 매출은 3조5520억원(2023년 기준)에 달한다. 이중 고려해운 매출이 2조4944억원(개별기준)으로 70%를 차지한다.

고려해운은 미주와 유럽이 아닌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한 컨테이너선 운송에 집중하며 성장했다. 고려에이치씨그룹은 고려해운 외 KCTC(옛 고려종합운수), 고려종합국제운송, KMTC로지스틱스 등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고려에이치씨그룹은 현재 박정석 회장이 이끌고 있다. 사실 박 회장은 창업주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 2세다. 고려에이치씨그룹은 전문경영인 일가와 이학철 창업주 일가로 양분된 독특한 지배구조를 지닌다.

이런 지배구조의 시작은 박 회장의 부친인 박현규 명예회장이 1970년 고려해운 전무로 영입되면서다. 이후 박 명예회장은 이학철 창업회장과 고려해운을 이끌었고, 1980년 창업회장 별세 이후 고려해운 회장에 취임했다.

박 명예회장의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동기로 알려진 신태범(97) KCTC 회장도 박 명예회장과 비슷한 시기 고려해운에 입사해 그룹 성장을 주도했다. 동시에 두 전문경영인은 KCTC 등을 설립하고 지분 투자에 나서는 등 이학철 창업회장에 이어 그룹 핵심 계열사 주요 주주에 올랐다. 이후 2세 경영체제도 준비했다.

현재 고려해운과 고려에이치씨 대표(각자 대표 체제)를 맡고 있는 박정석 회장과 신용화(63)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신용화 사장은 신태범 회장의 차남이다.

쌍용투자증권(현 신한투자증권)에서 약 10년간 근무했던 박정석 회장은 1992년 KCTC 입사 후 부사장 등을 거쳐 2007년 고려해운 대표, 2016년 회장에 취임했다. 고려해운 전무, 부사장 등을 역임한 신용화 사장도 2016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4년에는 고려에이치씨를 지주사로 전환하며 현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고려에이치씨는 고려해운 지분 42%를 보유, 고려해운을 통해 KMTC로지스틱스, 고려훼리, 하나쉬핑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 박정석 회장은 고려에이치씨 지분 24.68%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친동생 박주석 고려에이치씨 부사장의 지분 23.81%를 합치면 48.49%로 최대주주다. 신용화 사장과 신 사장의 친형 신용각씨도 고려에이치씨 지분을 각각 4.34%, 7.94% 갖고 있다. 신용각씨는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석 회장 일가와 신용화 사장 일가가 아버지 세대를 이어 고려에이치씨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창업주 일가가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이학철 창업회장의 장남인 이동혁(78) 전 회장은 고려해운 지분 40.87%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으로는 최대주주지만, 박정석 회장과 박주석 부사장 그리고 신용화 사장과 신용각씨의 지분을 합친 60.77%보다 낮다.

이동혁 전 회장은 현재 고려해운 이사회 구성원(기타비상무이사)으로 회사 주요 경영 사안에 관여하고 있다. 그는 박현규 명예회장에 이어 1985년부터 2004년까지 고려해운 대표를 맡았지만,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박정석 회장 등 전문경영인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3세 후계구도 불투명…실적 개선도 과제
고려에이치씨그룹 지배구조에서 3세 후계구도가 불투명하다는 것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이동혁 창업주 일가와 전문경영인 박정석 회장·신용화 사장 일가 등 세 집안이 지배력을 지닌 구조는 3세 승계 과정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박정석 회장의 두 아들인 고려해운 박태민 부장과 박태일 부장은 각각 고려해운 지분 0.1%씩을 지니고 있다. KCTC 지분도 박태민 부장이 1.18%, 박태일 부장이 2.33%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주사인 고려에이치씨의 지분은 없다. 박정석 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선 고려에이치씨 지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창업주 일가, 신용화 사장 일가도 지배력을 갖춘 상황에서 승계 과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자녀에게 지분을 물려줄 때 동업 간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핵심 계열사 고려해운의 실적 악화도 문제다. 고려해운은 해운업 경기 악화 등으로 2023년 4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2조4944억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48% 줄었다.

고려해운은 지난해 실적이 2023년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럽 대형 선사들이 고려해운의 주 노선인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올해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머스크 등 유럽 선사들이 트럼프발(發) 미중 갈등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남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며 “동남아는 고려해운의 핵심 노선으로 앞으로 고려해운이 이 시장 수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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