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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10일 코스피200 편출… 213억원 유출 예상
이달 들어 주가 42% 급락… 최대주주 마진콜 우려
사업보고서도 변수… 지난해 계속기업 불확실성 지적

이차전지 기업 금양이 불성실공시법인 및 관리종목 지정으로 코스피200 등 국내 대표 지수에서 편출되면서 200억원이 넘는 패시브 자금이 한꺼번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주가 급락으로 유통 주식의 4%에 달하는 류광지 금양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마진콜(추가 담보 요구)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양 로고. /금양 제공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양은 이날 관리종목 지정으로 인한 자동 편출 규정에 따라 코스피200, 코스피100, KRX100 등 국내 19개 지수에서 제외된다. 증권가에서는 금양에 대한 213억원의 패시브 자금 매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패시브 자금은 특정 시장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의 자금을 뜻한다. 예상 패시브 유출액은 최근 금양의 1년간 일평균 거래대금인 500억원의 43%로, 7일 기준 금양 시총의 2.5% 규모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추종 자금을 36조6000억원으로 보수적으로 가정했을 때의 편출 수요가 213억원 수준”이라며 “사실상 코스피200 외 다른 지수의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수 리밸런싱(재조정)은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9월 금양은 부산 산업 단지에 이차전지 공장을 증설하겠다며 45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제동에 부딪히면서 계획을 올해 1월 전면 철회했다. 해당 결정이 공시 번복에 해당해 거래소는 지난 5일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7점의 벌점과 공시위반 제재금 7000만원을 부과했다.

금양은 지난 1년간 누적 벌점이 17점으로, 기준점인 15점을 넘어 관리종목으로도 지정됐다. 금양은 2023년 이차전지 원재료인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몽골 광산의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적 추정치를 부풀렸다는 논란에 작년 10월 벌점 10점을 받았다.

류광지 금양 회장. /뉴스1

금양은 이달 들어 주가가 42%나 빠졌는데, 이 여파로 최대주주의 주담대에 대한 마진콜 우려도 나온다. 현재 최대주주인 류광지 회장의 지분 1698만4028주 중 14%(234만5000주) 정도가 주담대로 묶여있다. 지난달 담보비율 유지를 위해 30만주가 추가 담보로 설정되면서 류 회장의 주담대 비중은 기존 3.2%에서 3.7%로 늘어났다.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 기존에 설정된 담보 가치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금양의 주가 급락이 이어진다면 류 회장은 담보를 더 제공하거나 기존에 받은 주담대를 일부 상환해야 한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류 회장의 담보로 설정된 물량은 금양 유통주식(5792만5411주)의 4% 수준이다.

향후 금양의 자금 조달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기에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졌고, 자금 조달 과정에서 공시 번복 등으로 향후 1년간 벌점이 15점 이상 추가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카드도 내놓기 힘든 상황이다. 금양은 지난해 유상증자 추진이 늦어지자, 공장 증설을 류 회장의 수증을 통해 진행했다. 이에 류 회장의 지분은 37.7%에서 20%대로 대폭 낮아졌다. 고경범 연구원은 “최대주주 지분이 26.6%로 감소했기에 경영권 방어를 위해선 앞으로 자사주 처분 수단을 쓰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 내야 하는 2024년 사업보고서 또한 부담이다. 금양은 2022년과 2023년 외부 감사인인 안경회계법인과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받았다. 특히 삼일은 2023년 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2882억원 많고, 순손실 604억원이 발생한 점을 들어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금양의 부채비율은 185.3%였는데, 작년 말 부채비율은 579%로 추정된다.

한편 금양은 투자자 이탈을 고려해 지난 5일 사과문을 내고 “투자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강도 높은 개선 조치를 실행해 문제가 된 사안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회사 발전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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