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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8일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가치동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요 조선소들의 함선 건조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면서 “노동당 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실태도 현지에서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은 원자력 연료로 가동하면서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전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올해 상업용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지속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LBM은 은밀하게 장거리 핵 보복 공격이 가능해 ‘궁극의 핵무기’로 불린다. 북한이 독자적으로 실전 배치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러시아가 기술을 제공한다면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외에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신형 전략 무기를 갖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폐기가 아닌 북핵 동결이나 핵 고도화 중지를 약속받는 선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북미 직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지키려면 압도적인 자강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참에 유사시 핵무장이 가능하도록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의 안전 보장 약속을 믿고 핵무기를 러시아에 돌려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핵 잠재력을 갖자는 주장이 여당은 물론 야당 일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사용 후 재처리 등에 대해 일본 수준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 측이 요청한 조선·에너지·원자력 분야 협력을 지렛대로 활용해 핵추진잠수함 개발과 방위산업 고도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첨단 군사력을 확보하고 실전 훈련을 반복해야 북한과 주변국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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