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발사 ‘SSBN’ 추정
현장 시찰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의 건조 실태를 파악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이는 원자력을 추진 동력으로 하면서 핵탄두가 실린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른바 ‘전략핵잠수함’(SSBN)을 뜻하는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북한이 그간 ‘핵잠수함’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를 시사한 건 처음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이 중요 조선소들의 함선 건조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며 “당 제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실태도 료해(파악)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잠수함 동체 옆을 지나가는 모습의 사진도 신문은 공개했다.
북한이 언급한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은 핵연료로 엔진을 가동하면서, 핵탄두가 탑재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쏠 수 있는 SSBN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과업 중 하나로 ‘핵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를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건조 실태를 파악한 잠수함도 이 과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 SSBN 확보는 전략적으로 의미가 크다. SSBN은 재래식 디젤 잠수함보다 잠항 시간이 월등히 길어 은밀성이 높다. 여기에 핵무기까지 탑재한다면, 상대로부터 선제 핵 공격을 받았을 때 핵무기로 보복하는 ‘제2격(second strike)’ 능력을 높일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및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해 핵무력 발전 양상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올해가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만큼 내부적으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엿보인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SSBN을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