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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성 측 '긴급 행동' 선포 후 첫 집회
경복궁역 인근 4개 차선에 5500명 운집
"내란 우두머리 빼고 가두나"…검찰 비판
9일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긴급행동'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즉각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검찰도 공범이다! 심우정은 사퇴하라!"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튿날인 9일 저녁 8시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앞. 본 무대가 설치된 이곳부터 경복궁 입구까지 약 200m 도로에 5,5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가득 들어찼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응원봉과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석방 지휘를 결정한 검찰을 규탄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가 '매일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도 가세하며 탄핵 찬성 측 열기가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항고 안 한 검찰에 분노

9일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집회 장소로 향하는 시민들. 문지수 기자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인용 결정에 검찰이 즉시항고하지 않은 걸 특히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초등 4학년 딸과 함께 온 송은신(52)씨는 "만에 하나를 염두에 둔 판사의 (구속취소 인용) 결정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즉시항고가 가능한) 7일이라는 시간도 있는데 검찰이 항고 자체를 포기한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무대에 오른 야당 의원들도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해 '내란 세력의 공범'(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즉각 탄핵 대상'(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라고 몰아세웠다.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며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먹을 쥐는 모습에 분노했다는 시민도 많았다. 대학생 채모(24)씨는 윤 대통령이 석방된 전날 대전에서 서울로 와 경복궁역 인근 밤샘 농성에 동참했다. 그는 "(윤 대통령) 구속취소 소식을 듣고 느낌이 안 좋아서 급하게 올라왔다"면서 "늦게까지 있을 생각은 없었는데 (석방되는 걸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예매해 놓은 차를 취소하고 함께했다"고 전했다.

풀려난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로 정국이 다시 불안의 늪에 빠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부산에서 상경해 역시 밤을 꼬박 새웠다는 서수진(51)씨는 "광주 5·18 사태를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계엄령을 내린 데 대해 분노했다"며 "내란 우두머리를 내보내고 졸개(군과 경찰 수뇌부)들은 다 가둬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시민인 직장인 윤남식(59)씨는 "(윤 대통령을 체포할 때 당시 경찰이) 관저에 얼마나 힘들게 진입했냐"면서 "또 관저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할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단식 농성, 매일 집회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회원들이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 및 즉시항고 포기를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 등에 대한 직권남용죄 고발장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까지 총력전에 돌입했다. 오는 15일(잠정)까지를 '긴급 비상행동 기간'으로 선포하고, 매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파면 촉구 집회를 개최한다. 비상행동 소속 시민단체들도 긴급 성명 발표·출근길 선전전 등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설 방침이다. 법원과 검찰, 정부 청사 등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도 벌인다.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전날 저녁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시민단체는 앞서 이날 오전에도 윤 대통령 석방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심 총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비상행동은 기자회견에서 "법원이 제시한 구속취소 사유는 법 문언에도 반한다"며 "왜 유독 피고인 윤석열에게만 선례와 다르게 판단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재판부를 성토했다.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한 심 총장을 향해선 "내란공범을 자임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하면서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윤 대통령 석방은 '검찰 수뇌부와 공모한 법률적 탈옥이나 다름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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