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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했던 업체들이 다시 속속 물건을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여전히 “대금을 못 받을까봐 불안하다”며 납품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했던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은 지난 7일부터 순차적으로 납품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등은 납품 중단 상태 그대로다.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대금 미수 우려에 일부 납품업체들은 납품 중단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입구. 연합뉴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 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영업과 급여 지급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설명이었지만, 납품 업체들이 대금 미수 우려에 납품 중단에 나서면서 되레 영업 위기 우려가 커졌다.

홈플러스에 식품이나 가전 등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 입장에서 전국에 126개 매장을 보유한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는 큰 거래처다. 하지만 납품 물량이 많은 만큼 미수 위험도 크다는 우려가 있다. 아직 납품하지 않거나 물량을 줄인 업체들은 거래 조건을 안정적으로 재협상하기를 원한다. 가령, 다른 마트들보다 홈플러스의 정산주기를 줄여달라는 요구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1월 한 달간 납품받은 제품값을 2월에 지급하는 식의 결제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일부 납품업체는 납품일 이후 최대 60일 후에 지급받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다른 대형마트는 정산까지 2주가 안 넘는데 홈플러스 정산주기가 유독 긴 편”이라며 “정산주기를 짧게 조정하거나 선입금을 받아야 납품하는 식으로 거래 조건을 조정해야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개별적으로 납품업체 설득에 나섰다. 채소‧우유 등 신석식품 업체 등과 먼저 거래 조건을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해도 협력업체와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된다”며 일반 상거래 채권 대금을 지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가용 현금 잔고(6일 기준)가 3090억원이며 한 달 순 현금 유입액이 30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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