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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음악 엔터 업계 첫 사례
콘텐츠 제작 자금조달 목적 법인
DSP 힙합그룹 '영파씨'에 투자
BM·KC 등 국내VC 다수 참여
엔터사 新자금조달 창구로 주목
RBW 자회사 DSP미디어의 여성 힙합그룹 '영파씨'. 사진 제공=DSP미디어

[서울경제]

국내 음악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처음으로 K-팝 아티스트의 앨범 제작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문화산업전문회사(문전사)'가 출범했다. 문전사는 특정 문화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최근 들어 K-팝 아티스트 육성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향후 엔터사와 벤처캐피털(VC)들이 손을 잡고 문전사를 설립해 제작 비용을 확보하는 방식이 점점 늘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비더블유(361570)(RBW)의 자회사 DSP미디어는 국내 벤처펀드 자금을 활용해 120억 원 규모 '영파씨문화산업전문회사'를 설립했다. 이 문전사는 DSP미디어의 소속 아티스트인 여성 힙합그룹 '영파씨'의 앨범과 해외 콘서트 제작에 가용 자금 전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DSP미디어는 영파씨의 앨범 매출과 콘서트 티켓 판매를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의 일부를 문전사에 배분해 투자자들의 수익을 보장할 계획이다.

투자자로는 국내 VC인 BM벤처스, KC벤처스, 스마트스터디벤처스, SB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이 VC들은 실제 사업을 수행하는 RBW와 DSP미디어의 풍부한 아티스트 제작 경험과 영파씨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를 결정했다. 특히 VC들은 영파씨의 그동안 성과를 봤을 때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봤다. RBW와 DSP미디어는 각각 인기 아티스트인 '마마무', '카라' 등을 배출한 경험이 있는 엔터사다. 영파씨는 2023년 10월 데뷔한 이후 'XXL', '에이트 댓' 등의 히트곡을 배출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마이애미를 시작으로 올랜도, 필라델피아, 뉴욕 등 미주 투어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문전사는 수백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영화나 드라마, 게임 산업에서 주로 활용되던 VC들의 투자 수단이다. 최근 들어 아티스트 육성에 투입되는 비용이 기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엔터 시장에서도 문전사를 활용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아티스트 육성 비용이 대폭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하이브(352820),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등 대형 엔터사들은 신인 아티스트 육성에 최소 100억~200억 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엔터사들은 문전사를 활용하면 안정적인 자금 확보와 동시에 초기 투자에 대한 리스크 분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VC들도 기존에는 엔터사의 지분에 투자하는 방법 외에는 K-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 없었지만, 문전사를 통해 투자하면 해당 엔터사의 경영 상황과 관계 없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특정 아티스트에 투자해 그 성과를 더욱 직접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영파씨문전사를 계기로 이러한 투자 방식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정착한다면, 국내 엔터사들의 아티스트 제작 역량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 기획사에 비해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형 엔터사들은 신인 아티스트의 데뷔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체계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문전사가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 중소형 제작사뿐 아니라 대형 기획사들도 VC와 함께 설립한 문전사를 활용해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해 글로벌 엔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문화콘텐츠 전문 VC 관계자는 “국내 음악 엔터사들의 제작 역량이 영화 제작사와 등과 비교해 뒤처처지지 않고, 해외 시장 성공 가능성도 더욱 높다고 본다”면서 “향후 K-팝 아티스트 육성을 위한 문전사 설립이 더욱 확대될 것 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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