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국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간 공개 충돌로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긴장 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머스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내각 회의. [EPA=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머스크와 루비오 장관이 연방 공무원 해고 문제를 놓고 말싸움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20여명의 각료가 참석한 가운데 머스크는 루비오가 인력을 충분히 해고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루비오는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의 1500명 이상의 조기 퇴직자는 해고가 아니냐고 반박했다.

NYT에 따르면 ‘마치 테니스 경기를 보는 것처럼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부터 장관들이 책임을 지고, 머스크 팀은 조언만 할 것”이라며 교통 정리에 나섰다. NYT는 “이날 회의는 트럼프가 머스크에게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징후가 분명히 나타난 전환점”이라며 “향후 정부에서 머스크의 역할이 지금보다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회의 직후 자신의 트루스 소셜을 통해서도 “도끼(hatchet) 보다 메스(scalpel)”를 언급하며 인력 감축 규모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수하고 생산적인 사람들을 그대로 두는 것도 중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사실상 머스크에게 신중을 당부하고 장관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트럼프가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 머스크를 콕 찍어 수차례 감사를 표한 것과 비교하면 미묘한 기류 변화로 읽힌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가 20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부터 전기톱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은 머스크를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을 때리는 단골 소재로 활용하며 반격을 꾀하고 있다. CNN은 8일 “머스크가 민주당 광고와 모금 호소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면 머스크가 지난달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전기톱을 들고 연방공무원 대량 해고를 시사하는 모습을 광고로 내보내면서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고, 머스크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력 감축에 열을 올리는 머스크의 행보에 부담을 느낀 일보 공화당 의원들은 지도부에 유권자들의 관련 질문에 대한 대응 방침을 요청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CNN은 “이들은 머스크의 대량 해고로 피해를 입은 유권자들과 친 트럼프 성향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의 테슬라 대리점 밖에서 시민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테슬라의 주가 역시 머스크가 DOGE 수장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합류한 이후부터 7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테슬라 주가는 262.67달러(약 38만818원)에 마감했다. 유럽 시장 등에서의 판매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머스크의 정치 활동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부터 테슬라 주가의 하락세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미 CNBC는 8일 “머스크가 워싱턴에 간 이후 테슬라 주가는 매주 하락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백악관에서의 활동이 테슬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를 평가하려 한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테슬라 대리점에서 화재와 기물 파손 등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테슬라 매장이 심야에 총격을 받아 주차돼있던 차량 3대가 파손되고 건물 창문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일엔 프랑스 남부 툴루즈의 테슬라 대리점에선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테슬라 차량 12대가 전소됐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401 일본, 계속되는 트럼프 방위 압박에 답답… "의도 모르지만 설명할 수밖에" new 랭크뉴스 2025.03.09
46400 주주 관여 90% 이상이 소액주주… “단기 이익에 집중돼 우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9 '고통 없이 얻는 것 없다'…트럼프 메시지 미묘한 기류 변화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8 尹측 "공수처, 경찰 영장 청구는 위법" 주장에‥공수처 "적법한 절차"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7 법원 결정 엇갈릴 때마다 탄핵정국 요동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6 홈플러스 납품 속속 재개…일부업체는 “정산 주기 줄이거나 선입금해야 납품”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5 관세 추가 유예, 머스크 한계 설정… ‘속도전’ 트럼프, 현실과 타협?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4 "수하들 갇혔는데 우두머리만 나오나" … 尹 석방에 시민단체 총집결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3 “공수처, 불법 영장 청구” 윤 측 주장 따져보니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2 전투기 오폭 피해물 129개…민간인 부상자 19명으로 늘어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1 尹 석방에 野 '심우정 탄핵' 초강수... 與, '헌재 흔들기' 맞불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90 "대기 1300명" 1분에 76개 달린다…尹석방뒤 헌재 게시판 폭주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89 "역사상 최악 범죄"…中유학생 벌인 짓에 영국 발칵, 무슨 일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88 자제한다더니, 친윤계와 잇단 통화…尹, 사실상 '관저정치' 재개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87 여성의 날에 웬 “남편·남친이 웃는” 홍보물?…경기도, 결국 사과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86 이재용 "기술인재 포기 못해"…삼성, 불황에도 '국내최대 공채'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85 헌재, 내일부터 매일 탄핵심판 평의…‘윤석열 석방’ 영향 없을 듯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84 머스크 향한 반감 확산…테슬라 매장에 화염병·소총까지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83 與, 오동운 공수처장 고발 검토… “불법 감금·허위 증언” new 랭크뉴스 2025.03.09
46382 "의대생 마음 안 바뀔 것" "지친 학생들 복귀 희망" 정부안 두고 '동상이몽' new 랭크뉴스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