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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채권 대부분 개인, 일반 법인 판매 추정
이미 3739억 규모 채무 불이행
신청 직전까지 어음 발행…불완전판매 논란도
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내 푸드코트의 모습. 뉴시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자회사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금융채권 상환을 유예받지만, 그 피해는 개인과 법인 투자자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소매 판매된 금융채권 규모만 최대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들의 손실 우려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투자자 피해 규모, 보증 방안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부채 등을 제외한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카드 대금 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 약 6,000억 원 규모다.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고려하면 대부분 물량이 대형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홈플러스의 금융채권 일부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들어섰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ABSTB는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발행한 3,739억 원,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발행한 280억 원 등 4,019억 원 규모다. 신용평가사들은 5일 만기가 돌아온 제76-1회 ABSTB의 만기 미상환을 이유로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발행한 전량을 부도 처리(신용등급을 D로 하향 조정)했다. 10일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발행한 281억 원 규모 역시 부도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해당 채권의 유동화 작업은 신영증권이 맡았으며, 관련 카드사들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신한카드 등이다. 카드사들은 자산 유동화 과정에서 대금을 회수했지만, 신영증권을 통해 ABSTB를 산 투자자들은 손실을 눈앞에 두게 됐다. 4,019억 원 규모 중 3,000억 원가량이 소매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홈플러스가 발행한 CP·전자단기사채 잔액(4일 기준 1,880억 원) 중에서도 상당량이 개인과 법인 등 소매 판매 투자자가 매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최종 확정될 경우 불완전판매 논란이 크게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일주일 전인 2월 25일에도 CP를 발행해 시장에서 돈을 빌렸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단기사채 신용등급은 3일 후인 28일 투자 등급 중 가장 낮은 A3마이너스(-)로 하락했다. 이후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개시로 해당 CP 신용등급은 'D'까지 떨어져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 해당 채권을 판매한 증권사 역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투자자 보호 등과 관련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민원이 제기될 경우 관련 내용을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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