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 인근에 도착해 경호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되자 외신들도 이 소식을 신속히 타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던 순간 서울구치소 앞의 풍경을 전하면서 이번 석방의 의미를 분석했다. 신문은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주먹을 쥐는 승리의 몸짓을 했고 그의 이름을 외치는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며 “이번 석방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제기된 내란 혐의 재판이나 탄핵 사건 심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자유로운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윤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사람들은 석방된 윤 대통령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극단적인 언어로 지지자를 결집하고 본인 사건을 심리하는 판사들에게 압력을 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법률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석방이 그의 형사사건이나 탄핵 사건 심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그가 갑작스럽게 석방된 것은 그의 지지자들을 고무시키고 진보 및 보수 세력 간의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한국인이 윤 대통령 파면을 지지한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법적 절차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윤 대통령 석방 소식을 보도하면서 “한국의 진보·보수 세력 간 분열은 심각하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집회로 서울은 두 쪽이 났다”며 “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분열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비상계엄 이후 한국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던 일본 언론도 석방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석방에 따라 수사가 위법하다고 주장한 윤 대통령 측과 지지자들의 기세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헌재가 조만간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이는데, 탄핵을 둘러싼 사회 대립도 한층 심화할 듯하다”고 썼다.
요미우리신문은 “여당과 윤 대통령 지지자는 이번 석방을 탄핵 기각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며 “탄핵을 주장하는 야당은 석방이 정권 탈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