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전국 주일예배 참가자가 탄핵 반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효진 기자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에 다시 사람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돼 한남동을 떠난 지 52일 만에 집으로 돌아오자 지지자들도 관저 앞에 운집하면서다. 윤 대통령 석방에 고무된 사람들은 “탄핵 기각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다음날인 9일 한남동 관저 인근에는 오전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오전 11시쯤 관저 앞에서 ‘120만 대통령 관저 앞 주일 예배’를 했다. 전 목사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이 52일 만에 관저에 돌아옴에 따라 예배 장소를 광화문에서 관저 앞으로 옮겼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거나 ‘Stop the steal’ 배지를 달고 나왔다. 이들은 관저 앞 4개 차로 400m를 가득 채웠다. 집회 무대 앞에 깔아둔 의자들이 인파로 가득 차자 일부는 도로 건너편 등 주변에 서서 집회 발언을 듣기도 했다. 이날 정오 기준 관저 앞에 모인 사람들은 경찰 비공식 추산 4500명 가량이었다.
윤 대통령 관저 복귀와 함께 지지자들 집회가 이어지자 경찰 인원 배치가 늘어나고 기동대 버스가 늘어서는 등 관저 앞 경비가 강화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전날에 이어 격앙된 분위기였다. 이들은 집회가 시작하기부터 연신 “아멘”을 외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 윤 대통령이 나오는 영상이 나오자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경기 파주시에서 왔다는 A씨는 “오늘 대통령님이 예배에 나와주셨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이 석방된 어제는 역사적인 날이라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무대에 선 지지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에 관해 불복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전광훈 목사는 “윤 대통령이 나왔으니 헌재는 재판하나 마나 끝난 것”이라며 “헌재가 딴짓을 하면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서 한 칼에 날려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무대 위에 오른 한 목사는 “이제 헌재는 항복하고 대통령 탄핵을 각하할 것으로 믿는다”며 “내일부터 헌재를 둘러싸서 십자가 군대로 국민저항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탄핵 무효’ 이후 ‘대통령 복귀’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에서 온 B씨(70)는 “석방이 됐으니 이제 탄핵 무효 결정까지 나야 한다”며 “대통령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복귀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준선씨(79)는 “대통령이 빨리 복귀해서 문형배 헌재 재판관 같은 잘못된 결정을 내린 사람들을 다 끌어내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