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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워싱턴 디시(D.C.) 백악관을 떠나며 손짓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8일(현지시각)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에 핵협상을 제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메네이는 이날 라마단 기간 동안 정부 및 군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일부 강압적인 정부들에게 협상은 새로운 요구를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이는 단순히 핵 문제만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새로운 요구를 하고 있으며, 이는 결코 이란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폭스 비즈니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능력이 중대한 국면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이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군사적 대응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협상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때가 다가오고 있다”라며 “무슨 일이든 곧 일어나게 될 것이다. 나는 그(하메네이)에게 서한을 보내며 ‘나는 당신이 협상에 나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란 내부에서는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메네이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강력히 비판한 반면,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을 포함한 일부 온건·개혁파 지도자들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은 하메네이가 가지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핵 합의에 따라 이란은 핵연료 비축량을 해외로 반출했고, 국제 사찰단은 이란이 엄격한 핵 개발 제한 조치를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 중 해당 합의를 철회하고 강력한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그는 이러한 압박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란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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