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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임박 관측
8년 전도 지금도 조기 대선 '쉬쉬'

편집자주

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인명진(앞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가 나온 2017년 3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탄핵소추 결정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시작된 이후 헌법재판소에 적법하고 공정한 재판 절차 준수를 촉구해왔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며 중립성에 문제를 제기한 건데요. 그런데 방금 이 말은 국민의힘이 한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8년 전 이맘때죠.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일주일쯤 앞둔 3월 초,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헌법재판소를 향해 "재판 과정이 헌법과 법률에 반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목소리
를 냈습니다. 어딘가 묘하게 지금의 여당과 비슷한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여권 잠룡의 면면도 유사합니다. 현재 여권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인물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입니다. 이 중
2017년에도 여권 대선주자로 분류됐던 인물이 김 장관, 오 시장, 유 전 의원, 홍 시장 등으로 현재 여권 잠룡의 절반 이상
입니다.
야권에 비해 뚜렷하게 두각을 보이는 후보가 없다는 점도 2017년과 2025년의 공통점
입니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국회 대토론회에 오세훈(왼쪽부터) 서울시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정복 인천시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탄핵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2017년,
자유한국당은 여당이라는 위치 때문에 조기 대선 준비를 공식적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
이었습니다. 대선을 준비한다는 것은 자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기정 사실화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비박계 의원 중심으로 뭉친 바른정당은 당시 유승민 의원 등을 중심으로 대선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였어요.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2017년 3월 초, 정우택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이 본회의장에서 필담을 나누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는데요.
카메라에 찍힌 A4 용지엔 '황'↔'홍'
이라고 적혀 있었고, '황' 밑에 '生存(생존)'이라고 표기, '홍'이라는 글자 아래로는 화살표를 그린 뒤 '근접'이라고 표시가 돼 있었습니다.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과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를 중심으로 한 대선 시나리오를 시사하는 메모가 아니냐는 추측
이 나왔는데요
. 정 원내대표는 "나는 듣기만 했다"고 애써 모른 척
해야만 했습니다.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어쩔 수 없는 반응이었을 겁니다.

대신 당 차원에서 지역과의 접촉을 늘리며 당심, 민심을 살폈는데요. 부산·경남(PK) 민심을 잡기 위해 경남 거제와 부산을 찾아 지역경제 현안을 점검하고 고위 당정협의를 열어 민생행보를 보였습니다.
당이 이도 저도 못하는 사이
잠룡들은 각개전투
를 벌였습니다. 당시
경남지사이던 홍 시장은 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당심 잡기에 나섰고,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이었던 김문수 장관은 지금처럼 탄핵 반대 입장을 내면서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의 표심에 구애
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참석자들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민당정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그리고 8년이 지났습니다.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이라는 말조차 금기시하고 있죠.
"대통령을 배출한 당인데, 탄핵심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지금처럼 해야지 별수 있겠냐"는
당 지도부 의원의 하소연은 지금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대신 현장을 찾아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국정 안정,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등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러는 사이 여권 잠룡들은 국회 토론회에 참석하거나 정치권 원로들과 소통하는 등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7년 3월의 자유한국당과 2025년 3월의 국민의힘.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둔 여당이라는 점, 탄핵 인용을 전제한 조기 대선과 거리를 두는 점 등 여러 측면에서 평행이론을 보는 듯합니다
. 분당 위기까지 갔던 자유한국당처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이후 국민의힘에도 난맥상이 펼쳐질까요. 8년 전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반전을 도모할 수 있을까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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