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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집값 상승률 가장 높아
“높은 호가에 거래 없어”
전문가들 “토허제 해제가 투자·갈아타기 열기 일으켜“
“가격 상승 억제 실패라더니... 토허제 해제 이후 급등세”

“정책이 발표된 뒤로 문의가 많이 와요. 호가가 너무 올라서 거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서울 송파구 잠실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로 이른바 잠·삼·대·청(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중 특히 송파구 잠실동 인근 부동산이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송파구내 해제지역 부동산 뿐 아니라 정비가 예정돼 해제되지 않은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잠실 엘스(사진 왼쪽)·리센츠(가운데)·트리지움(오른쪽) 단지의 모습. /방재혁 기자

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집값은 0.14% 올라 전주(0.1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주간단위로 0.68% 상승한 송파구였다. 전주(0.58%)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호가가 크게 오르면서 실제 거래는 많지 않다. 송파구 잠실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토허제 해제 발표 이후 여러 보도가 쏟아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매수 문의가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가격을 들으면 대부분 포기하고 돌아간다”고 했다.

규제 해제에 대장단지로 꼽히는 이른바 엘·리·트(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소유주들이 인근 토허제가 해제되지 않은 주공5단지, 우성 1·2·3차, 우성4차, 주공5단지 등 재건축 추진 단지로 눈을 돌리면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27일 31억77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월 거래된 31억700만원보다 70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 우성 1차 아파트. /방재혁 기자

잠실우성 1·2·3차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제로 토허제 해제 이후 엘·리·트 소유주들이 자신의 집을 높은 가격에 처분하고 우성아파트나 주공5단지 등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다”며 “구축인 데다 정비사업이 완료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매매에 성공한 사람들은 1억원 이상 수리비를 써서라도 정비사업이 진행되기 직전까지 거주하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 관망수요가 많았던 상황에서 토허제가 집값을 올리는 장치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강남3구를 비롯한 서울에서 갈아타기 수요와 지방에서 서울에 투자하려는 투자수요가 혼재돼 가격상승 가능성이 컸는데 토허제 해제가 방아쇠를 당기게 돼 과열현상이 일어났다”며 “강남3구나 한강변 등 주요 지역을 제외하면 자산가치가 따라오는 속도가 늦어 강남의 열기가 다른 지역으로 크게 번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토허제 해제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의 가격상승을 막지못해 토허제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허제 해제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서울은 미래 자산 가치, 입주 물량 부족 등에 의해 수요가 움직이기 때문에 토허제의 실효성이 크게 없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해제되지 않은 지역도 신고가를 다시 쓰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오히려 가격 상승 억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재산권 침해 등 부작용만 컸다.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 토허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잠실 등 일반 아파트에 지정돼있던 것은 과잉 규제”라고 설명했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 단지 모습. /방재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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