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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공무원 구조조정 추진에 일자리 문제 부각
민주당, 트럼프 때리는 수단으로 ‘머스크 월권’ 강조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사데나의 한 테슬라 매장 앞에서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인자’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가 점점 공화당에 부담이 되고 민주당에는 반격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억만장자인 머스크가 좌충우돌하며 밀어부치는 정부 예산 삭감과 공무원 감축이 국민에게 점차 반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를 때리는 광고마다 머스크를 등장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머스크가 공화당을 긴장시키고 민주당에게 새로운 표적을 제공하고 있다”며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연방 정부 프로그램과 공무원 일자리 삭감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대중적으로 비인기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다데나의 테슬라 매장 앞에서 8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누구도 머스크에게 투표하지 않았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공화당 공격 단골 소재로 머스크를 활용하고 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메시지는 단순하다. 머스크와 억만장자들이 정부를 장악해 미국 국민의 돈을 훔쳐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사실이고 설득력이 있다. 우리가 그것을 계속해서 반복한다면 그들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CNN은 머스크는 민주당 광고와 기금 모금 활동에 새로운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외곽 단체가 최근 제작한 광고에는 머스크가 지난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방정부의 대규모 예산 삭감을 자랑하며 전기톱을 들고 환호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의료 예산을 삭감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머스크와 같은 억만장자를 더 부유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버지니아주에서도 민주당이 머스크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정치광고가 등장했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연방공무원만 14만4000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머스크가 주도하는 공무원 감축의 위험성을 알리려는 시도다. 댄 헬머 민주당 주 하원의원은 “머스크는 수십년 간의 공공 서비스와 그들(공무원)의 삶, 생계에 전기톱을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민주당 TV 정치 광고에 머스크가 매번 등장하는 것은 머스크가 미국민에게 비호감이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공화당 소속 의원들도 머스크가 주도하는 예산 삭감의 정치적 위험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셸리 무어 카피토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은 “우리 주에서는 항상 일자리와 경제가 문제”라며 “누군가 일자리를 잃을 때마다, 집권하고 있는 사람에게 정치적 위험이 따른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 피로도’는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된다. 지난달 말 실시된 공영라디오 NPR 등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머스크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있다고 답했다. 긍정적 평가는 39%였다.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의 55%는 머스크가 미국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너무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제시 퍼거슨은 “일부 미국인들은 머스크를 ‘삼촌을 해고하거나 사촌의 공장을 해외로 옮긴 사람의 얼굴’로 여긴다”며 “머스크는 이제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엄청나게 부유한 억만장자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도 머스크에게 첫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는 지난 6일 각료회의에서 머스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공무원 인원 감축으로 충돌하자 “이제부터 장관들이 책임을 지고, 머스크팀은 조언만 할 것”이라며 교통 정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트루스소셜에도 “각 부서의 장관들이 해당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파악하고 이해하게 되면, 누가 남고 누가 떠나야 할지를 매우 정밀하게 결정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도끼’보다 ‘메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썼다. 트럼프가 지난 4일 의회 합동 연설 머스크를 콕 찍어 수차례 감사를 표한 것과 비교하면 미묘한 기류 변화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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