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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여앉은 네 명의 청년들. 쭈그려 앉은 채 뭔가를 계속 만지고 있는 듯 보이는데요, 등판만 보이는 이 젊은 여성들 사이로 쓰러진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손발 척척 맞춘 충무로역의 의인들



지난 2월 17일 퇴근길 지하철 4호선 서울역. 직장인 김연재씨가 타자마자 잠시 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열차 안이 소란스러워집니다.



김연재씨(직장인)
“퇴근길에 갑자기 ‘어’ 하는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니까 어떤 여성분이 쓰러져 계셔서 놀라가지고 먼저 구급차(119)한테 전화하고, 구급대원이 의식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해서...”




다행히 심정지 상태는 아니어서 심폐소생술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식이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구급대원과 연재씨의 통화가 이어졌는데요, 우선 구급대원은 쓰러진 사람을 내리도록 안내했고, 연재씨는 의식이 없는 여성을 주변에 있는 남성 승객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충무로역 승강장 한켠에 눕힐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젊은 여성들이 몰려들더니 쓰러진 사람의 몸을 주무르기 시작했습니다. 마사지는 그렇게 쓰러진 여성이 의식을 찾을 때까지,그리고 찾은 뒤에도 한참이나 계속됐습니다.



김연재씨(직장인)
“(여성분이) 의식 있는 거 확인했는데 계속 다리가 너무 저리다고, 손이 너무 저리다고 그러셔서 계속 주물러 드리고...”




그때 쓰러진 여성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연재씨는 여성을 대신해 전화를 받은 뒤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연재씨(직장인)
“따님이 쓰러지셔가지고, 제가 지금 (119에)전화를 드렸어요. 지금 충무로역이고. 구급차 타고 갈거예요”




그 사이 119구급대원이 도착해 응급처치는 전문가들이 인계를 받았고,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충무로역사무소 직원들은 몰리는 인파를 통제하며 승객 통행로를 확보해줬습니다.



그리고 이건 나중에 안 사실인데요, 이날 연재씨와 함께 응급처치에 나선 세 명의 여성들은 학생들이었다고 해요. 연재씨는 스물일곱 사회 초년생이고요.



20대 청년 넷이서 오래 손발을 맞춘 파트너처럼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해 소중한 생명을 살린 겁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했냐고 물었더니, 연재씨가 이렇게 답을 합니다.



김연재씨(직장인)
“일단 사람이 쓰러졌으니까 빨리 조치를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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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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