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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72%가 이곳에 다녀온 뒤 걸렸다
질병관리청 홍역 예방 카드. 사진 질병관리청
최근 국내 홍역 환자 18명 중 13명은 베트남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출국 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홍역 환자는 지난해 총 49명, 지난 6일 기준 총 16명이 발생했으며 모두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국내에서 환자와 접촉해 감염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2명과 올해 3월까지 발생한 확진자 18명 중 13명은 베트남을 다녀왔다.

이들 13명 중 1명을 제외하고는 홍역 백신 접종 여부가 불확실하거나 접종력이 없었다. 연령대는 생후 0개월부터 50대까지 다양했으며 이 가운데 4명은 홍역 백신 1차 접종 시기(생후 12~15개월) 이전의 영아였다. 이들의 베트남 체류 기간은 최소 5일에서 최장 1.5개월이었으며 귀국 후 발열과 함께 기침·콧물 등 홍역 증상을 보이다가 발진이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 중으로 지난해 홍역환자 수는 약 33만명이며 유럽·중동·아프리카 순으로 많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에서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베트남이 공식 홍역환자보고 수가 가장 많은 국가가 아님에도 베트남 방문 이력을 가진 홍역 환자가 국내에서 최근 지속 신고되는 이유는 베트남이 여행 선호 국가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감염병으로 감염 시 발열·발진·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이 나타난다.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 시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하지만 백신접종으로 93% 이상 예방이 가능한 만큼 생후 12~15개월 및 4~6세 총 2회에 걸쳐 반드시 홍역 백신(MMR)을 접종해야 한다.

특히 면역 체계가 취약한 1세 미만 영유아가 홍역에 걸리면 폐렴·중이염·뇌염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홍역이 유행하는 국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방문해야 한다면 생후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영아는 출국 전에 홍역 예방접종(가속 접종)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홍역을 검역감염병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해외여행 후 귀국 시 홍역 증상이 있다면 입국장 검역관에게 건강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신고내용에 따라 홍역 환자로 의심된다고 판단한 경우 격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고, 검사 결과 홍역으로 확진된 경우 정부에서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여행 전 홍역 백신(MMR)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면역의 증거가 없는 경우) 출국 최소 6주 전부터 2회 접종(최소 4주 간격)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여행 이후 발열을 동반한 기침과 콧물·결막염·발진 증상이 있다면 의료기관에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린 뒤 진료를 받고 의료기관을 통해 관할 보건소에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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