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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제40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여성단체들이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과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독십자각 인근에서 ‘제40회 한국 여성대회’를 열었다.

단체들은 여성들이 ‘모든 차별과 폭력, 부정의에 대항하며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는 사회 구조에 대한 현실 인식이 부재한 성차별주의자가 권력을 가졌을 때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얼마나 거침없이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끔찍한 사례”라고 말했다.

집회에 나온 손봉희씨(52)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사회가 극우화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여성의날을 계기로 혐오와 폭력이 없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전날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를 결정한 일도 이날 집회에서 주요하게 거론됐다. 참가자들은 “검찰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대해 즉시 항고하라”고 요구했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법원이 윤석열을 구속 취소했고, 검찰총장은 석방을 지시했다고 한다”며 “여성들은 좌시하지 않겠다.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을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파면하자”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여한 김보라씨(34)도 “전날 직장에서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보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며 “검찰이 즉시 항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제40회 한국여성대회’의 한 부스에서 참가자가 ‘페미니즘이 민주주의를 구한다’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우혜림 기자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제40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가 상해를 입혔던 일에 대한 재심 청구를 해 정당방위를 인정받은 최말자씨(79), ‘여성 혐오’를 가해자 범행 동기로 인정하는 판결을 이끈 진주 편의점 여성 혐오 폭행 사건 피해자 온지구씨가 받게 됐다.

‘성평등 디딤돌상’은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판결을 이끈 김용민·소성욱 부부와 변호인단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로 지난해 1월 8일부터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 공장에서 고공농성중인 박정혜·소현숙씨 등이 수상했다.

‘성평등 걸림돌’로는 김용원·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꼽혔다. 단체들은 “두 위원은 여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존엄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 책임이 있는 인권위 상임위원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두 위원은)공식 석상에서 반인권·반여성적 언행을 일삼으며 차별과 배제, 혐오의 논리를 재생산·강화하는 데 앞장섰다”고 말했다.

그밖에 성평등 도서를 폐기하게 하고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고 추진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여성혐오를 산업화해 성차별 통념을 강화하는 ‘사이버 래커’(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목적으로 유튜브 등에 자극적이고 부정확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이들)도 지적됐다.

민주노총·한국노총·전국여성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여성노동연대회의도 이날 정오 무렵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연대회의는 차별 없는 일터와 평등한 미래 실현을 위한 성별 임금 격차 철폐,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 조성,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제40회 한국여성대회’의 한 부스에서 참가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뒀다. 우혜림 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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