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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캐롤라이나주 교도소 67살 사형수
“신앙 생활 하며 사형제 폐지해야” 목소리
미국의 보도전문채널 CNN이 8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교도소가 67세의 브래드 시그먼에게 총살형을 집행했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미국에서 2010년 이후 15년만에 총살형 방식의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해달라는 사형수의 요청과 교도소 밖 시민들의 ‘사형제 폐지’ 시위도 형 집행을 막지는 못했다. 미국이 사형제를 부활시킨 1976년 이후 총살형을 집행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에이피(AP) 통신과 씨앤앤(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7일(현지시각) 오후 6시5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브로드리버 교도소가 67살의 사형수 브래드 시그먼에게 총살형을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브래드 시그먼은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뒤 여성을 납치했던 이중살인범으로 2001년에 사형 선고를 받았다. 사형 선고 24년여 만에 형이 집행된 것이다.

총살형 집행은 사형수의 선택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시행 중인 사형 집행 방법인 전기의자, 독극물 주사, 총살형 가운데 총살형을 택했다. 다른 두 방식보다 덜 고통스러워 보인다는 것이 총살형을 선택한 이유였다. 브래드 시그먼의 변호인은 “그는 총알이 자신의 뼈를 산산이 부수고 심장을 파괴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 사형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검거 당시 살인 동기에 대해 “나는 그녀를 가질 수 없었고, 다른 사람이 그녀를 가지게 할 생각도 없었다”고 밝혔던 그는 감옥에서는 신앙 생활을 하며 사형제 폐지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개 유언장을 통해 “내 마지막 성명이 동료 기독교인들에게 사형제를 종식시키도록 도와달라는 부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법원과 주지사 등에게 형 집행 연기나 감형 등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날 시그먼의 총살형 집행 장면은 언론에도 공개됐다. 사형집행실 방탄유리 뒤쪽에서 에이피통신 등 미국 언론사 소속 기자 세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자에 묶인 브래드 시그먼은 세 명의 집행관이 15피트 거리에서 동시에 격발한 총을 맞고 바로 사망했다.

현재 미국에서 총살형을 허용하는 주는 미시시피주, 오클라호마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타주 등이다. 앞서 3번의 총살형은 모두 유타주에서 집행됐다. 최근 그동안 조건부로 총살형을 허용하던 아이다호주에서도 총살형을 주요 집행 방법으로 채택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되는 등 변화의 기류가 일어나고 있다.

이날 형 집행을 앞두고 교도소 밖에서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살인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든 사람들이 사형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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