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집행 반대자가 7일(현지 시각) 미국 컬럼비아의 브로드 리버 교도소 담장 밖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전 애인의 부모를 둔기로 때려 잔혹하게 살해한 60대 남성에 대한 총살형을 집행했다. 미국에서 총살형이 이뤄진 것은 15년 만이다.
7일(현지 시각) 미국 AP통신과 방송 CBS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5분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주도 컬럼비아에 있는 브로드 리버 교도소에서 사형수 브래드 시그먼(67)에 대한 총살형이 집행됐다. 시그먼은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 위에 표적지가 붙고 머리에 덮개를 써 눈이 가려진 채 의자에 묶였다. 사형은 세 명의 교도관이 동시에 소총을 격발하는 방식으로 집행됐다.
형 집행 직전 변호사가 대독한 유서에서 시그먼은 자신의 유언장이 사형제가 종식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동료 기독교인들에 대한 요청이자 사랑의 증서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미 연방 대법원이 사형 집행을 미뤄달라는 시그먼의 요청을 이날 기각함에 따라 즉각 형이 집행됐다. 미국 사형제는 1977년 부활했다. 마지막 총살형이 집행된 것은 15년 전인 2010년이다.
시그먼의 형 집행 장면은 언론에도 공개됐다. 사형 집행실 방탄 유리 뒤에서 지켜본 현지 방송사 기자는 집행관 세 명의 총이 동시에 격발됐고 총소리는 한 발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이날 형 집행 전 교도소 밖에서는 사형 집행 반대자들이 시위를 벌였다. 시그먼은 2001년 전 애인의 부모를 둔기로 살해한 뒤 애인을 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