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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이후 1000원대 넘봐
불확실성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
인플레 따른 금리인상도 강세 요인
[서울경제]

전통적인 투자 방식만으로는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자산 다변화를 통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필수입니다. 부동산, 원자재, 디지털 자산(코인) 등 대표적인 대체투자부터 자동차·위스키 투자와 같은 신흥 시장의 틈새 기회까지,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는 새롭고 이색적인 재테크 전략을 소개합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지난해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엔테크(엔화 재테크)’에 나선 분들 많으시죠? 33년 만에 100엔당 800원 대로 내려앉으며 투자 목적으로, 혹은 여행 경비를 미리 환전하려는 수요가 커졌었는데요. 그로부터 반 년 여가 지난 지금, 엔화는 2023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인 980원까지 다시 올랐습니다. 이미 쏠쏠한 차익을 보신 분들도 많으실테고, 지금이라도 살까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무엇보다 엔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격으로 글로벌 경제 지도가 혼란해진 지금 안전자산으로서도 다시 각광을 받고 있어요.
오르락 내리락 하던 엔화, 800원 시대가 다시 올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분간은 ‘800원대 엔화’는 보기 힘들 것이라는 게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시각입니다. 이달 국제금융센터가 펴낸 '미국발 관세 위험 현실화의 글로벌 외환시장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의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전망치는 작년 3월 말 154엔에서 12월 말 151.7엔으로 낮아졌습니다.
올해 엔화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배경을 살펴보면, 우선 초저금리를 이어오던 일본이 지난해부터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선 영향이 큽니다. 옛날 얘기를 좀 해볼까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하며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위축했습니다. 당시 일본의 기준금리는 지금과 같은 0.5%였는데요.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과 실적이 바닥을 치게 됩니다. 결국 기업이 투자를 줄이게 되고, 다시 고용에 악영향을 주면서 실업률이 올라가고... 이렇게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이 심화되기 시작했어요. 이같은 트라우마가 있는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도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유지해 왔답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4% 상승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요. 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며 파격적인 임금 인상을 잇따라 단행하고 있어요.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진 분위기입니다. 일본은행(BOJ)은 올해 들어 완화적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시장에서는 이르면 4월 혹은 6월 금리가 또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10년 국채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엔화 투자를 매력적이게 하는 요인입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미국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가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식 시장이 침체되고 마통 금리가 높아진다면? 굳이 투자를 하고 싶지 않겠죠. 마찬가지로 미국 금리가 하락하고 일본 금리가 상승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납니다. 엔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화폐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죠. 미국 금리가 하락세라는 것은 경기 둔화 신호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인 만큼 엔화의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각 국을 대상으로 밀어붙이는 상호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일본 정부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일본에 엔화 약세를 유도하지 말 것을 계속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일본을 한국·대만·싱가포르·베트남 등과 함께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 엔테크,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환차익을 100% 누리기 위해서는 엔화 예금이 쏠쏠합니다. 국내 시중은행에 엔화로 예금을 드는 건데요, 일반 정기예금처럼 이자도 붙는답니다. 다만 최근 원화가 달러·엔화 등과 대비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최근 과도한 상승폭이 있었다는 점은 참고해 주세요.

국내에 상장된 일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ETF를 활용한 간접 투자는 환전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변동성을 낮출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합하지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엔화 노출 미국 국채
투자도 고려해봄직한 선택입니다. 국내 증시에도 ETF가 다수 상장돼 있어요. 미국채 투자에 따른 자본차익과 엔화가치 변동에 따른 환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최근 엔화 급등으로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 등 일부 상품은 7일 기준 이미 1개월 수익률이 9%를 돌파한 상태입니다.



*하단에 있는 ‘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연재’ 구독을 하시면 대체투자 시장 및 재테크와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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