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SNS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독일 공영 방송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다큐멘터리를 끝내 방영하지 않은 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독일 양대 공영 방송인 ARD와 ZDF가 함께 운영하는 정책·시사 전문 채널 피닉스는 지난 6일(현지 시각) 방영할 예정이었던 ‘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라는 제목의 28분짜리 다큐를 내보내지 않았다. 이 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다룬 다큐가 대신 방영됐다. ARD와 ZDF, 피닉스는 지난 25일 각자의 홈페이지에서 공개했던 다큐 동영상도 모두 삭제했다.
문제의 다큐는 전광훈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의장을 비롯해 극우 유튜버 등 계엄 옹호 세력의 주장을 부각했다는 평가와 한국의 정치 갈등을 미국과 중국, 북한의 권력 다툼 관점에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내 시민 단체들은 6일 성명을 통해 “취재원 중 극우 인사의 비중이 압도적이며 유럽이 냉전 때 동아시아에 가졌던 선입견을 부활시켰다”라고 지적했다.
현지에서도 편향성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독일 외교 전문 매체 디플로뉴스에 따르면 이 나라 싱크탱크 국제안보연구소(SWP)는 다큐가 한국 전문가인 소속 연구원 에리크 발바흐 박사의 발언을 도구화했다며 피닉스에 항의했다. 다큐에서 계엄에 비판적 입장을 낸 취재원은 발바흐뿐이다. 재독 한인 윤석열 탄핵 집회 모임은 2200여명의 서명을 포함한 항의 서한을 7일 피닉스에 보냈다.
이 모임은 서한에서 “거의 모든 발언자가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며 그들의 주장에 대한 최소한의 사실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다큐가) 저널리즘 원칙에 부합하는지 신중히 검토해달라”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