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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주)두산의 하이엔드 동박적층판(CCL) 이미지. 사진=(주)두산


국내 대기업그룹의 시가총액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올해 들어 상위 10개 그룹의 시총 증가율이 두드러진 곳은 한화그룹과 두산그룹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그룹 전체 시총은 지난 4일 종가 기준 31조9232억원으로 올 들어 7조2000억원 이상(29.24%) 증가했다. 두산그룹 상장사는 두산,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두산테스나, 오리콤 등 7곳이다.

그룹 지주사인 (주)두산의 주가는 31만9000원(4일 종가)으로 올해 초(26만5000원) 대비 20.38% 올랐다. (주)두산의 전자비즈니스그룹(BG) 사업 경쟁력에 기반한 자체 사업의 가치와 계열사 지분가치가 높아진 영향이다.

(주)두산 전자BG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자BG 매출이 (주)두산 전체 매출액인 1조3771억원의 73%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주)두산의 전체 영업이익인 1411억원 중 상당 부분이 전자BG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주)두산 주가 추이. 그래픽=송영 기자


엔비디아 밸류체인 올라타고 사상 첫 ‘1조 매출’


두산 전자BG 부문은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용 PKG CCL, 통신장비용 NWB CCL, 스마트폰용 FCCL 등이 주요 제품이다. 신성장동력으로 5G 안테나 모듈과 전기차 배터리용 PFC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AI 호황에도 올라타 올해 전망도 밝다. 두산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동박적층판(CCL)을 지난해 11월부터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두산의 CCL 점유율은 세계 2위지만 하이엔드용 CCL 시장에서는 대만 EMC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엔비디아 독점 공급으로 고객사 맞춤형 하이엔드 CCL 제작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초 두산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인 블랙웰 모델에 사용되는 CCL의 단독 공급자로 선정된 바 있다. 두산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에서 동박을 공급받아 CCL을 제조한 뒤 PCB 업체(대만 기업 등)로 넘겨 엔비디아에 납품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엔비디아향 월평균 매출은 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매 분기 1500억원 이상 달성이 가능해보이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6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두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루빈 추정)에 대해서도 CCL의 품질 검증을 진행 중이다. 미국 내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 두산의 공급량도 증가한다.

두산은 수요 증가를 반영해 중장기적으로 충북 증평 공장의 증설과 확장도 검토 중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단독 공급에 이어 주문형반도체(ASIC) 신규 고객 확대가 매출 확장 요인”이라며 “올해 이익의 기울기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은 DDR5 신규 양산과 GDDR7 개발 착수, AI 가속기 신규 애플리케이션 진입 등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AI 가속기를 비롯한 신규 소재는 수익성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용 소재의 꾸준한 수요와 AI 산업 확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AI 가속기 및 800G 등 고마진 제품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테스나 서안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원자력·로봇 자회사 주가 상승에 지분가치 UP


(주)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30.4%), 두산로보틱스(68.2%) 등 상장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자회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지분 가치도 수조원대로 증가했다. 원자력과 로봇 사업 등에서 글로벌 신규 고객사 매출이 더해지면서 향후 실적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중동, 북미, 유럽 등 원전 수출 기대감에 2만5500원(4일 종가)으로 올해 초(1만8060원) 대비 41.20% 급등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수출 기대감과 가스터빈 증설 등으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에 2월 한때 주가가 3만원대를 돌파,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산그룹 시총을 끌어올린 일등공신도 두산에너빌리티였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강세에 힘입어 두산그룹 전체 시총이 36조원을 넘어서며 처음으로 네이버(32조5000억원)를 제치고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SMR을 ‘청정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 출범도 호재다.

K원전 신규 수주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수력원자력의 분쟁 종결에 힘입어 조선·방산주에 이어 원전주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미국 에너지부 및 국무부와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도 체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30년까지 최소 10기의 SMR 발전소를 새로 건설하겠다는 목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미국 주요 SMR 설계 업체와 핵심 부품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카타르에서 2900억원 규모의 가스발전소 수주에도 성공하며 가스발전 사업 경쟁력도 부각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7조1314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 당초 계획 대비 초과 달성했다. 수주 잔고는 15조8879억원이며 올해 수주 목표는 10조7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체코 원전을 포함한 원자력 분야 4조9000억원, 가스·수소 분야 3조4000억원, 신재생 1조원, 일반 건설·주단조 등 1조4000억원 등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발전 기자재 기업 중 처음으로 최근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스코다파워 가스터빈 생산 공장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트럼프 관세 무풍지대 수혜 주목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두산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 재편안의 핵심 자회사다. 두산그룹은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흡수시킨 뒤 상장폐지하는 식으로 분할합병을 추진하다가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압박으로 철회한 바 있다.

사업 재편은 무산됐지만 올해 북미 시장 내 팔렛타이징 솔루션 매출 확대와 밥캣과의 전략적 시너지를 통해 북미 지역 내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로봇 팔 원천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체 판매 대수를 전년 대비 22% 증가시킬 계획이다. 솔루션 사업 부문도 대폭 확대해 팔렛타이징 부문에서 64% 성장, 서비스 솔루션 부문에서 251%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M시리즈 이미지.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이 2022년 채권단 관리 체제 졸업을 앞두고 신성장동력으로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도 올 들어 주가가 21.75% 오르며 약진했다. 두산테스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든 828억원, 영업적자는 1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은 고객사 모바일 제품군 재고조정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제품군을 비롯해 차량용 가동률도 급락해 실적 부진은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두산테스나는 평택 제2공장 착공 계획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 인수 계획도 철회하는 등 투자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부진이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파운드리 고객사 추가 수주를 바탕으로 한 실적 상승 여력은 있다고 보고 있다.

조수헌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비메모리 OSAT(반도체 후공정) 업체 선두주자로 지난해 고객사 차량용 물량을 100%까지 확보했다”며 “고객사 추가 수주는 곧바로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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