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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임상시험 결과
조기 시작 때 간암 위험 현저히 낮춰


만성 B형간염 진단을 받았다면 항바이러스 치료를 일찍 시작해야 간암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성 B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기존 치료지침은 간수치가 크게 상승했거나 간경화로 진행된 환자에 한해 항바이러스 치료를 개시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 연구팀은 간수치(ALT)가 정상이고 간경화가 없지만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등도 이상인 만성 B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랜싯 위장병학·간장학’에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한국과 대만의 22개 병원에 등록된 환자 734명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시킨 치료군(369명)과 치료 없이 관찰만 한 관찰군(365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약 17개월 동안 두 그룹을 추적 관찰한 결과 조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그룹은 치료 없이 관찰만 한 그룹보다 간암이나 간부전, 간이식, 사망, 그 밖에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군에선 주요 평가 지표 발생률이 연간 100명당 0.33명인 데 비해 관찰군에서는 1.57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수치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할 경우 간과 관련된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률이 79% 더 낮아진다는 결과를 의미한다. 치료군에선 간암 발생만 확인된 반면 관찰군에선 간부전과 사망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평가 지표를 제외한 나머지 심각한 이상반응이 발생한 비율은 치료군에서 6%, 관찰군에서 7%로 비슷한 수준이어서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가 부작용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 대해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의 치명적인 합병증 예방을 위해선 간염 초기 단계에서부터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한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등도 이상인 환자는 간수치와 관계없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도록 현행 치료지침을 조정하는 데에도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영석 교수는 “간암 원인의 약 70%는 만성 B형간염이고 만성 B형간염에 대해선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약제가 개발돼 있지만 현재는 치료기준이 엄격하다보니 B형간염 환자 5명 중 1명만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등도 또는 높은 바이러스 혈증을 가진 만성 B형간염 성인 환자에게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적용한다면 향후 15년간 국내에서만 약 4만3000명의 간암 발생과 약 3만70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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