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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송사 피닉스가 제작한 ‘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라는 제목의 28분짜리 다큐멘터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ZDF 홈페이지 캡처
독일 공영방송 채널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영상을 내렸다.

독일 방송사 피닉스는 당초 ‘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라는 제목의 28분짜리 다큐멘터리를 6일(현지시간) 방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대신 내보냈다.

피닉스는 독일 양대 공영방송 ARD·ZDF가 함께 운영하는 정책·시사 프로그램 전문 채널이다. 피닉스와 ARD, ZDF 모두 홈페이지에서 해당 다큐멘터리를 삭제했다. 다만 방송사가 방영을 취소하거나 영상을 삭제한 구체적 사유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달 25일 이들 방송사 홈페이지에 먼저 공개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극우 유튜버 등 계엄 옹호 세력의 주장을 부각하고 한국 정치 갈등을 미국·중국·북한의 권력 다툼 관점에서 묘사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또 다큐멘터리에는 2020년 4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허병기 인하대 명예교수, 윤 대통령 탄색 소추 위헌성을 주장한 이호선 국민대 교수 등의 의견이 영상에 담겼지만 이에 대한 반론은 적절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에서 계엄에 비판적 입장을 밝힌 취재원은 한국학 전문가인 에리크 발바흐 독일 싱크탱크 국제안보연구소(SWP) 박사가 유일하다. 이 연구소는 다큐멘터리가 소속 연구원 발바흐 박사의 발언을 도구화했다며 방송사에 항의했다고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뉴스가 전했다.

계엄 및 탄핵이 한국 사회에 미친 피해 및 파장도 다루지 않거나 축소했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도 이같이 방송이 편향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내 16개 인권·언론단체 모임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는 6일 성명을 내고 “주요 취재원 또한 극우 인사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며 “계엄령의 문제점을 지적한 취재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이 냉전 시대에 가졌던 동아시아에 대한 선입견을 부활시켰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교민단체 ‘재독 한인 윤석열 탄핵집회 모임’은 다큐멘터리가 “거의 모든 발언자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들이며 그들의 주장에 대한 최소한의 사실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저널리즘 원칙에 부합하는지 신중히 검토해 달라”는 항의 서한을 7일 방송국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는 오전까지 2195명이 서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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