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회장단 양오봉 전북대 총장, 이해우 동아대 총장,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종태 이사장 등과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생 3월 내 복귀’를 요청하면서 7500명에 달하는 의대 24·25학번을 동시에 교육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학번을 통합 또는 분리해서 교육할 수 있는 모델을 여러 개 제시하고 대학 사정에 맞게 선택해달라고 요청했다.
7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에는 40개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KAMC)와 대학이 제안한 24·25학번 교육 운영 모델 네 가지가 포함됐다.
의대 교육은 6년에 걸쳐 이수하도록 구성돼있다. 의예과 2년(1~2학년)은 생물학·화학 같은 기초과학과 함께 외국어·인문학 등의 교양 수업을 위주로 이뤄진다. 의학과 4년(3~6년) 과정 중에 3~4학년은 기초의학·임상의학 실습을, 후반인 5∼6학년은 부속·협력병원 임상 실습을 한다.
정부와 대학은 실습이 적고 다른 단과대학에서 교양수업을 들을 수 있는 1~2학년의 특성을 감안하면 학생들이 돌아와서 당장 수업을 받는다 해도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3학년부터 시작하는 소규모 실습 수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임상 실습에서) 3500명을 소화하다가 7500명을 소화할 수 있느냐, 졸업 후에 향후 수련까지 어떻게 될 것이냐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24·25학번 동시 수업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졸업을 동시에 하게 되면 향후 수련병원에서 늘어난 인원을 한꺼번에 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정부와 의대협회는 24·25학번을 분산 교육하고, 졸업 시기를 달리할 수 있도록 하는 네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모델1만이 24·25학번이 같은 교육과정을 밟아 동시 졸업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고, 모델 2~4는 24학번이 통상적 교육 과정보다 한 학기를 빠르게 마쳐서 5.5년 안에 졸업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모델2는 총 4학기인 의예과 2년(1~2학년) 과정을 재설계하는 방식이다. 24학번은 원래는 4학기 동안 배워야 하는 것을 3학기 동안 압축해서 배우고 25학번보다 1학기 빠른 2026년 9월에 3학년으로 진급한다. 모델3은 휴학 중인 24학번을 올해 3월에 1학년 1학기가 아니라 1학년 2학기로 복학시키는 것이다. 1학년 1학기 수업은 재수강이나 계절학기를 통해 보충한다. 지난해 1학년 1학기에 수업을 듣지 않았어도 학사 운영상 문제로 이수했다고 처리된 24학번이 있는 의대는 모델3을 적용할 수 있다.
모델4는 4~6학년 과정을 달리하는 것이다. 1~3학년까지는 24·25학번이 같이 듣는다. 24학번은 총 6학기에 걸쳐 받아야 할 4~6학년 과정을 5학기 동안 듣고, 25학번보다 반년 먼저 졸업한다. 의학과 마지막 학기는 의사 국가고시 준비를 위해 통상 자율학습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한 모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돌아오면 학생과 학교가 교육 여건을 감안해서 모델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24학번 졸업 시기에 맞춰서 수련병원 전공의 모집인원도 다 같이 조정하기로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24·25학번 의대생의 교육을 어떻게 지원할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 정도로 학생 설득이 될지 모르겠다”며 “결국 대학별로 어떻게 할지 선택해야 할 텐데 그럼 학생들은 2개 학년이 동시에 수업받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되물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