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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은 소규모…"상품권은 어제 다 썼죠" "점포 없어지면 멀리 있는 마트 다녀야"
직원들, 납품업체 공급 중단에 전전긍긍…"문 닫으면 당장 실직자 신세"


홈플러스 월곡점
[촬영 강애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전재훈 기자 = "일주일에 한 번씩은 장보던 곳인데 설마 망하는 건가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매장을 자주 이용하던 인근 고객들은 혹여나 점포가 없어지는 것 아닌지 걱정했다.

현재 모든 매장이 정상영업 중인 데다 할인행사도 진행하고 있지만 직원들과 입점 업체들도 실직, 권리금 등의 생계 문제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였다.

7일 오전 개점 시간에 맞춰 홈플러스 신도림과 월곡점을 찾았다.

월곡점에는 개장 시간 전부터 카트를 끌고 와 전단을 들여다보고 있는 고객이 10여명 몰렸지만, 평소 행사 기간보다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현재 홈플러스는 양배추 50% 할인 등 '홈플런 이즈 백' 세일 행사를 진행 중이다.

신도림점 개점 시간을 기다리던 60대 최모씨는 "원래 '홈플런' 행사 기간에는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오늘은 손님이 없다. 진짜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간식거리를 사러 왔다는 40대 남성 이모씨는 "아직 이른 아침이긴 하지만 평소보다 한산한 분위기"라며 "옛날부터 이용하던 곳이라 익숙한데 영업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객이 자주 찾던 매장이 이번 사태로 혹여나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일주일에 2∼3번 월곡점을 찾는다는 유명숙(69)씨는 "마트야 많지만 여기가 딱 한 정거장 떨어져 걸어서 올 수 있어 자주 이용했다"며 "여기가 없어지기라도 하면 이제 귀찮지만 멀리 있는 마트를 다녀야 한다"고 걱정했다.

홈플러스 비어 있는 매대
[촬영 전재훈]


당장 납품업체들이 물량 공급을 중단하거나 줄여 불편을 겪기도 했다.

신도림점을 찾은 60대 주부 김모씨는 "기업회생 뉴스가 나온 이후로 매대에 없는 물건이 있어 근처 다른 마트로 가서 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홈플러스가 더 저렴한 물건이 있어서 일부러 찾아오곤 했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이날 홈플러스를 둘러보니 최근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품을 축소한 기업의 제품 매대가 일부 비어있었다.

홈플러스 직원은 '물건이 왜 없냐'는 질문에 "창고에 있는데 안 채워둔 것은 아니다"며 "납품을 안 해줘서 물건이 부족해서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고객들은 갖고 있던 홈플러스 상품권이 휴지 조각이 될까 서둘러 사용하기도 했다.

월곡점에서 장을 보고 있던 성북구에 거주하는 장모씨는 "티메프(티몬·위메프)가 생각나서 엊그제 바로 와서 이전에 샀던 5만원권과 3만원권 상품권을 썼다"고 말했다.

월곡점 한 직원은 "계산대 직원 얘기를 들어보니 뉴스가 나온 직후부터 확실히 상품권 사용이 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매장 직원들은 부지런히 물품을 정리하고 평상시처럼 근무했지만 위축된 분위기였다.

매장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식품 업체가 홈플러스에 납품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다시 납품한대? 다행이다,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라며 서로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홈플러스 신도림점
[촬영 전재훈]


홈플러스의 한 직원은 "평소에 잘 오던 물건이 자꾸 빠지니까 이렇게 적자가 쌓여 결국 문을 닫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며 "여기 직원들 대부분이 10년 넘게 근무한 사람들인데 다른 데로 옮기기도 힘들고 분위기가 침울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사가 망하면 퇴직금도 못 받는다고 하는 데 알려주는 정보도 없고 답답하다"며 "문 닫으면 당장 실직자가 된다"고 하소연했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입점 매장과 주변 업체들도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신도림점과 같은 건물에 있는 스크린골프장 한 직원은 "뉴스가 나온 뒤로 홈플러스가 망하면 골프장도 회원권 '먹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손님 사이에 많다"며 "그런 분위기 때문에 재등록을 권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홈에버 시절 신도림점에 입점했다는 안경점 점주도 "홈플러스 측에서는 그들 이윤을 가장 신경 쓰고 우리 같은 점주야 어떻게 되든 말든 신경 안 쓸 거 같아서 걱정이다"며 "당장 나가게 되면 권리금부터 더 비싼 월세까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곡점의 LG전자 직영으로 운영되는 베스트샵은 현재 제품 판매 대신 구독제 영업만 하고 있다.

해당 매장 직원은 "매장에서 제품을 일시불로 구매할 수 없다"며 "다시 제품을 판매할지는 본사가 홈플러스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월곡점 베스트샵
[촬영 강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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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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