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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성별 임금격차 현황' 발표]
"동일한 입사, 주요 직무엔 남성 배치" 증언
여성 44.8%, 육아휴직으로 승진에서 제외
성차별 없는 동일임금·성별 임금공시 제안
'3·8 세계여성의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들이 학생들에게 장미꽃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


"동일한 학력으로 입사해도 핵심 부서엔 남성을 보내고, 여성들이 주로 배치되는 직무는 승진에 대한 캡(제한선)을 씌워 배제해요."

"구미의 한 반도체 공장의 신입사원은 여자는 남자보다 임금 체계가 한 단계 아래예요. 시작부터 차별을 하니 시간이 흐르면 최대 2배까지 연봉 차이가 납니다."

3·8 세계여성의날을 하루 앞둔 7일, 민주노총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산업 현장의 성별 임금격차 증언들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과 승진, 임금체계에서 차별을 당한 여성노동자들이 현장의 피해 사례를 증언했다.

오희정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부위원장은 "사무, 금융 업종은 동일한 학력으로 입사했을 때 핵심 업무 및 부서를 주로 남성으로 채우고
여성은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 창구나 고객지원센터에
배치
되곤 한다"며 "
여성들이 주로 배치되는 직무는 일정 연령이 될 때까지 승진에 대한 캡을 씌워
배제
하는 경우도 있다"고 증언했다.

또 "
출산 계획이 있거나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경우 주요 프로젝트나 부서에서 제외
되는 경우가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성별 직무 분리와 보직 차별,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승진 차별이 임금격차까지 일으키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은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구미 국가산업단지 1호 입주 기업인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에선
신입사원이 입사할 경우 여성은 가장 낮은 J1, 남성은 한 단계 위인 J2부터 시작
한다"며 "여성은 근속 30년이 되어도 J4 이상으로는 승급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
시작부터 차별적인
임금체계는 시간이 흐르면 최대 2배까지 연봉 차이
가 난다"고 토로했다.

직종 자체가 저평가된 사례도 있었다. 전체 종사자의 90%가 여성인 요양보호사가 대표적이다. 전지현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은 "여성이 주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은 1년을 일해도, 10년을
일해도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
만 받고 있다"며 "야간에 15시간씩 주 2회 이상 주말도 없이 근무해도 월급은 겨우 200만 원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전 부위원장은 "요양보호사뿐만 아니라 돌봄 노동 전반에 이런 문제가 만연해있다"며 "가정 방문 점검원을 비롯해 마트, 콜센터, 학습지, 미화 등 여성이 주로 종사하는 업종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이 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민주노총 건물에서 '성별 임금격차 현황'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주용 기자


이날 민주노총은 '성별 임금격차 현황'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노동자 1,0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비율은 남성 21.8%, 여성 74.7%, 그 외의 성 3.5%였다.

설문 참여자들의 월평균 임금을 분석해보니
남성은 413.7만 원, 여성은 310.8만 원
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 노동기간은 남성 10.3년, 여성 7.5년
으로 조사돼
여성노동자들이 남성보다 더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놓여있는 현실
이 드러났다. 또 여성노동자의 24.8%는 육아휴직 후 원래 자리로 복귀하지 못했다고 응답했고, 44.8%는 육아휴직으로 인사고과와 승진에서 제외되는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여성노동자들은 직장에서의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인식 전환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정경윤 민주노총 연구위원은 "여성을 가사, 육아, 돌봄 전담자로 보는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여성의 노동기본권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성별에 관계없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급, 성별 임금격차를 확인할 수 있는 성별임금 공시제도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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