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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미국이 달러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한번 판을 흔들고 있다. 그간 미국은 금본위제, 페트로 달러 시스템, 스위프트(SWIFT·미국 주도 국제결제시스템)를 활용해 달러 기축통화 지위를 공고히 했다. 이제는 가상화폐 생태계 장악을 통해 달러패권을 지키려 하는 모습이다.

2월 4일 전 세계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이 데이비드 삭스(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의 ‘입’에 쏠렸다. 그는 ‘코인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할 적임자로 직접 임명한 인물이다. 이날 삭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펼칠 가상화폐 정책의 방향성을 공개했는데 상당 시간을 스테이블코인에 할애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패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해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수조 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를 달러 등 실제 자산에 고정한다. 발행할 때 미 국채, 달러, 금 등을 준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선 법정화폐 대신 스테이블코인으로 코인을 거래한다. 예컨대 우선 자국 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꾼 후 스테이블코인으로 다른 코인을 사거나 파는 식이다.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어 가상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은행 송금보다 저렴해 무역 대금 지급이나 해외 송금 기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키우려 했던 중앙은행 발행 가상화폐(CDBC)를 반대하고 달러패권을 지키기 위한 구원투수로 스테이블코인을 제시했다.

달러가 기축통화 역할을 하려면 무역수지가 적자일 수밖에 없다. 국외에 끊임없이 달러가 흘러가 사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예산 적자 규모가 연간 1조 달러가 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돈이 풀리고 인플레이션 감축법(2022년)을 통해 제공된 세금공제 수요도 예상보다 많아 재정 적자가 확대됐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린 금리로 부채 관리는 더 어려워졌다. 미 재무부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계속해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최근 이를 감당할 수요처가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한때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였으나 매입을 확 줄였다. 2013년 1.27조 달러를 정점으로 2024년 7750억 달러 수준까지 감소했다.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가들도 미 국채와 같은 달러 기반 자산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수요가 받쳐주지 못해 국채금리가 상승(국채 가격 하락)하면 미 정부가 지급해야 할 이자 부담도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미 국채를 떠안을 ‘묘수’으로 봤다. 현재 주요 스테이블코인들은 미 국채가 담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 등이 대표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이 확대될수록 미 국채에 대한 매입이 늘어나고 달러 지배력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 이미 스테이블코인은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테더를 발행하는 테더사의 미 국채 보유량은 976억 달러로 독일 880억 달러와 멕시코 958억 달러를 넘었다(2024년 6월 말 기준).

미국에 대응해 세계 각지에서 자국 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힘을 쏟고 있다.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통화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일찍부터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율 체계를 마련해 금융사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홍콩도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일부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가 가능해졌지만 스테이블코인의 규제는 아직도 없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논의하는 민간 협의체만 발족한 정도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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