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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게 내란으로까지 이어진 윤 대통령 폭주의 책임을 따질 땐, 언론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검사 시절부터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아온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사실상 비판과 검증의 무풍지대에 있었는데요.

낯뜨거운 '윤비어천가' 속에 언론이 정권의 실정을 가리면서 잘못을 돌이킬 '골든타임'마저 잃어버렸습니다.

이용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1년 3월,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이튿날부터 언론들은 '윤석열 띄우기'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신동욱/당시 TV조선 앵커 (2021년 3월 5일, 출처: TV조선 '뉴스9')]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풍운아 윤석열이 비바람 몰아치는 광야로 나섰습니다. 3월 5일 앵커의 시선은 '범이 내려온다'였습니다."

"형광펜으로 밑줄 치며 읽더라", "반려견 산책도 끊고 과외 열공".

대선 출마가 기정 사실로 굳어지며 이른바 '윤석열 열공' 보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졌습니다.

[박정훈/당시 TV조선 앵커 (2021년 3월 20일, 출처: TV조선 '뉴스7')]
"각계 인사들이 경제·복지 문제와 관련해서 공부할 만한 자료들을 보내고 있고, 윤 전 총장은 그걸 탐독하고 있다고 합니다."

옷을 벗은 총장이 정계 입문을 모색하면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될 거란 우려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마침내 대권을 거머쥔 이튿날, "추위를 뚫고 피어난 매화처럼 그가 나타났다"며 윤석열 당선인을 치켜세우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됩니다.

[MBN 특집 다큐(출처: 유튜브 'MBN News')]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강직한 검사 윤석열. 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오직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는 길이었다."

차기 대통령을 향한 '주문'이나 '당부'가 아닌 근거 없는 찬양이 뉴스를 장식하기도 합니다.

[신동욱 당시 TV조선 앵커(2022년 3월 10일, 출처: TV조선 '뉴스9')]
"저는 대통령 윤석열의 행로를 이렇게 그려봅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지지층이 싫어할 일도 밀어붙입니다.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리고 책임은 스스로 떠안습니다. 전문적인 국정 분야는 이념과 정치색을 빼고 전문가에게 맡깁니다."

불편한 질문에 앞서 "정말 외람되오나"라며 한껏 몸을 낮추는 기자.

비판의 펜 끝이 무뎌진 언론에게 대통령은 회견이나 토론 대신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제공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작년 5월)]
"언론재단 연수가 지금 (기자) 몇 분이나 가시나?"

[이도운/홍보수석(작년 5월)]
"내년에는 한 뭐, 한 80명 정도로 좀 늘려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작년 5월)]
"내년부터는 세 자리로 한 번 만들어봅시다."

온 국민이 지켜본 불법 계엄 이후에도, '기계적 중립'이나 '받아쓰기' 같은 고질적 보도 관행은 여전합니다.

말해야 할 때 침묵해온 언론 역시 '내란의 공범'이라는 비판이 따갑습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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